삼성전자가 생활 가전,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기술 수준을 경쟁사와 비교하는 ‘경쟁 제품 비교 전시회’를 5년 만에 열었다. 타사 제품의 경쟁력을 철저히 분석해 기술 리더십을 지켜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 사업장에서 비교 전시회 개막식을 열었다. 삼성 직원만 대상으로 비공개 진행되며 21일까지 개최된다. 행사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비롯한 통신장비, TV,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등 자사 주력 가전제품 바로 옆에 경쟁사 제품군을 놓고 장단점을 뜯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품 비교와 함께 삼성 생태계 구축 현황도 점검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함께 고객경험(CX), 멀티디바이스경험(MDE) 센터도 처음으로 참여했다.
한종희 DX 부문 부회장을 포함해 DX 부문 각 사업부 사장들도 참석해 제품·기술 동향 파악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 전시장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비교 전시회를 여는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1993년부터 격년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취소됐다. 삼성전자가 이 행사를 연 데 대해 물가·금리 상승 등으로 얼어붙은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요 회복을 위한 전략은 물론 제품 경쟁력 개선도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 출시 당시 논란이 됐던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사태, 드럼 세탁기 강화 유리 파손으로 인한 리콜 사태 등 각종 품질 관리 문제를 겪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비교 전시회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서 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 특단의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부회장은 철저한 제품 분석과 함께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한 변화를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문서를 통한 보고와 회의를 지양하는 ‘페이퍼리스’ 문화를 사내에 정착시키겠다는 e메일을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그는 “종이 없이 일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은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서 우리의 업무 문화를 보다 혁신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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