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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에…외국인 채권자금 中서 대거 이탈

작년 2월부터 160조 빠져나가

韓선 주식투자금 합쳐 15조 유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중국에서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이 대규모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약세가 투자 감소로 이어진 가운데 미중 갈등 등으로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9035억 위안(약 160조 원)을 순회수했다. 이에 외국인의 중국 채권 보유 잔액은 지난해 1월 4조 700억 위안에서 올해 4월 3조 1700억 위안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중국 국채 보유 비중은 11.1%에서 8.3%까지 하락하면서 201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중국 내 외국인 자금 유출에 주목하는 것은 중국 국채금리 하락으로 수익률이 양호한데도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2021년 3월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이와 관련한 추종 자금 3680억 위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자금이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유출된 상황이다.



먼저 미중 금리 역전이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미 연준이 고강도 통화 긴축을 하는 동안 중국 인민은행은 봉쇄 조치 등에 대응해 완화적 기조를 지속하면서 금리 역전 폭이 커진 상태다. 이로 인한 위안화 약세 기대 역시 자금 유출의 요인이다. 중국 투자 외국인들은 위안화가 변동성이 크지 않고 환헤지 비용이 높아 환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은 긴축, 중국은 완화를 유지하면서 통화 방향에 대한 차이가 벌어지자 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5월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으로 사상 최대인 89억 6000만 달러가 유입됐다. 주식 투자 자금(24억 8000만 달러)과 합친 증권 투자 자금 유입량은 114억 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다. 한국 투자 외국인들은 중국과 달리 환헤지 비중이 높아 직접적인 내외금리 차보다 환헤지 후 발생하는 수익률에 민감하다. 외국인 입장에서 해외에서 달러를 차입해 원화를 조달한 뒤 이를 통해 원화채권에 투자했을 때 이익이 발생한다면 내외금리 차가 아무리 벌어져도 투자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도 환헤지 수단을 제공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내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중국 내 외국인 이탈 요인으로 꼽힌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자금 유출세가 점차 진정되겠지만 중기적으로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미중 갈등 등으로 중국 투자에 관한 접근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도 저성장과 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중장기 투자자의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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