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경(사진)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안 재검토 지시와 관련해 “과학기술 예산을 깎으라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예산을 그 안에서 제대로 쓰게 잘 분배하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조 1차관은 취임 이튿날인 4일 과기정통부 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체 예산을 다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연간 30조 원 규모의 내년도 국가R&D 예산안에 대한 재검토 지시 직후인 지난 주말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자체 예산의 20%가량을 줄인 2400억 원 규모의 주요 예산 삭감안을 제출했다. 조 1차관의 설명은 예산 삭감보다는 제대로 된 재분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출연연의 예산 삭감안이 통과·확정되면 해당 재원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국가전략기술 개발과 국제협력 등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사업에 재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출신인 조 1차관은 전날 취임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학기술의 수준과 혁신의 강도에 달려있다”며 “이미 나와있는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R&D 투자는 국가의 몫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과학과 기술, 혁신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고 세계 최고가 될 가능성에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1차관은 이날도 “과학기술은 결국은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것이고 우리가 세계 최고의 인재와 기술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세계 최고 기술·기관에 우리 사람을 많이 보내 같이 연구하면 많이 배워오고 결국 우리나라 기술이 된다”면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학기술은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경제적 효과가 안 나와도 괜찮은 곳에 (예산을) 쓰라는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있는 건 아니며 (이종호) 장관님과 같이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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