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거듭해 신고가를 경신하던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2대주주가 '엑시트'에 나섰다. 이날 루닛의 시가 총액이 다시 2조 원을 회복한 가운데, 초기 투자 주주가 1000억 원 수준의 지분 매각에 따라 향후 시장 반응에 이목이 쏠린다.
4일 루닛은 홍콩 기반의 투자회사 'WELL ALIKE LIMITED'가 루닛의 주식 일부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WELL ALIKE LIMITED는 상장 당시 루닛의 주식 78만 3991주, 지분 6.45%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이번 매각으로 WELL ALIKE LIMITED의 지분율은 1.50%로 줄어들었다.
WELL ALIKE LIMITED는 6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7차례에 걸쳐 59만 8930주의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7월 3일 최저 14만 7669원에서 6월 29일은 최대 18만 2770원이었다. 이 기간 루닛은 6월 28일 장중 최고가 20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WELL ALIKE LIMITED의 처분 자금을 종합하면 996억 1387만 원 수준이다.
루닛 관계자는 "이번 매도는 WELL ALIKE LIMITED의 투자 전략에 따른 것이며, 기업가치 및 미래 전략 변화 등 루닛의 내부 사정과는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라며 "WELL ALIKE LIMITED 측에서도 루닛 측에 별도 안내문을 보내 이번 매도는 투자 목적에 따라 불가피하게 진행된 사안인 점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루닛에 따르면 WELL ALIKE LIMITED는 2018년 6월 시리즈 B를 시작으로 2019년 9월 시리즈 B+, 2019년 12월 시리즈 C, 그리고 2021년 11월 프리IPO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투자를 집행했다. 이번 매각 주식은 투자기간이 5년이 경과된 시리즈 B주식, 2019년 9월에 투자해서 투자기간이 4년이 가까워지는 시리즈B+ 주식에 대해서만 매도했다. 2022년 7월 21일 상장 당시 시리즈 B, B+, C 단계 주식들의 보호예수기간이 모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주도 매각을 하지는 않았다.
루닛은 2018년과 2019년 시리즈 B와 시리즈 B+를 통해 218억 원을 투자 유치했다. 당시 루닛의 기업가치는 1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WELL ALIKE LIMITED의 매각에 따라 가던트 헬스가 루닛의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가던트헬스는 77만 5000주를 보유해 6.32%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가던트 헬스는 시리즈C에서 루닛에 300억 원을 투자하며 주요 주주 및 전략적 사업 파트너로 관계를 시작했다.
한편, 이날 루닛의 주가는 16만 8000원으로 전날보다 12.9% 올라 장마감했다. 루닛의 주가는 6월 28일 20만 원을 정점으로 지난 일주일 간 5.9% 하락하긴 했지만, 3개월간 288.8%가 급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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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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