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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신흥국 채권의 매력

■니콜라스 하딩엄 프랭클린템플턴채권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

니콜라스 하딩엄 프랭클린템플턴채권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




신흥국 채권은 빠르게 진화하는 자산군으로 잠재적 투자자라면 시장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C등급 및 채무불이행 채권이 주요 신흥국 채권지수의 전체 스프레드(가산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던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C등급 이하 채권에 대해서는 점차 관심을 덜 가진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수년간 접수된 신흥국 채권 제안요청서(RFP)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등급 제한은 보편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회계연도 중 접수된 RFP의 55%는 C등급 이하 채권을 제외했는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RFP 중 22%만이 하위 등급 채권에 대한 제외를 요청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최근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는 국채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채권 재구조화 협상을 비롯한 규제 환경의 변화로 더욱 감소하는 실정이다. 수요가 줄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신흥국 채권의 유동성도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보증의 감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신흥국 채권의 펀더멘털은 견조한 편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이 줄면서 국가 부도는 늘고 있다. 그럼에도 신흥국 채권은 여전히 유망하다. 일부 투자가들이 가장 낮은 신용 등급의 신흥국 채권에서 이탈해 밸류에이션은 B- 이하로 하락했다. 신흥국 지수와 비교할 때 하이일드(고수익채권) 발생국은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장기 투자가에게는 하위 등급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도움이 된다.



B- 이하 등급의 자산군은 광범위한 신흥국 채권과 상관관계가 낮고 강력한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상향식 투자 프로세스를 갖춘 운용사에 잠재적으로 고수익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신용평가사의 평가 방법론이 지닌 특정 기술적 측면으로 펀더멘털이 더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도 발행국이 장기간 C등급을 유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는 C등급 채권 투자에 대한 여지를 제공한다.

아프리카의 가봉은 그런 기회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가봉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탄탄한 재정과 우수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 낮은 대외 취약성 등에 신용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가봉의 가산금리는 미국 국채 대비 약 900bp나 더 높아 밸류에이션도 매우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ESG 성과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신흥국의 부실채권 투자가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2015년 중미의 그레나다 국채의 재구조화는 신용 하위 등급 발행국에 ESG 투자자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바 있다. 그레나다는 여전히 악천후에 매우 취약한 데 발행사와 채권 재구조화 과정에서 최초로 ‘허리케인 조항’을 포함했다. 이 조항은 향후 날씨로 인한 디폴트 위험을 줄이고 재정 안정성을 도모해 그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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