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6월 고용이 생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한숨 돌렸지만 금리상승 우려가 여전하다는 인식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13%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29%, 0.55% 떨어졌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한때 연 4.02%선까지 내렸다가 재상승, 4.09%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이날 월가는 노동시장이 민간고용서 보듯 과도하게 강하지 않다는 데서 안도했었는데요. 다만, 그렇다고 크게 상황이 바뀐 건 아니었습니다. 6월 비농업 일자리는 둔화하는 모습과 함께 역사적으로는 아직 견고한 수준이었는데요. 임금 상승률 역시 높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보여줬죠. 안도감의 끝에 걱정이 남은 셈인데요. 장중 오르던 증시도 마감 결과 마이너스로 바뀌었습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미중 관계를 두고 “승자가 모든 것을 다 챙기는 형태를 원하지 않는다”고 달랬습니다. 반면 중국의 수출 제한조치에 반도체와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갈륨 값이 kg당 326달러로 전주보다 43달러나 폭등했다는데요. 최종제품 가격 상승요인이 될 수 있겠죠. 마지막 ‘3분 월스트리트’ 시작합니다.
“6월 고용 예상 밑돌아 4·5월에도 총 11만 개 하향 조정”…“ADP 항상 정확한 자료 아냐 6월 시간당 평균임금 예상 상회”
6월 고용보고서부터 보죠. 이날 나온 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20만9000개로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 23만 개를 밑돌았는데요.
다우존스는 24만 개를 예상했었죠. 6월 고용은 전달보다 9만7000개, 약 10만 개 적었는데요. 2020년 12월(-26만8000개) 이후 일자리가 가장 적게 증가했습니다. 그나마 민간에서 14만9000개, 정부에서 6만 개가 늘었는데요. 서비스업이 6월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4%, 서비스업 내에서는 80.5%입니다. ADP에서 23만2000개나 증가했다던 레저·접객은 고용보고서에서는 2만1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요.
이번에 5월분이 기존 발표 수치에서 3만3000개, 4월이 7만7000개 하향 조정됐습니다. 더하면 마이너스 11만 개죠. 정부 기여분이 6만 개라는 점에서 이것이 약했다면 고용 수치가 더 낮았을 건데요.
올 들어 6월까지 평균 월별 비농업 일자리가 27만8000개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39만9000개)보다 30.3% 줄었습니다. 전문직과 비즈니스 서비스의 임시직도 1만2600개 감소했죠.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모습이 보이긴 하는데요. 랜디 크로츠너 전 연준 이사는 “노동시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며 “아마도 지금이 터닝포인트일 수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어제 ADP의 6월 민간고용 수치가 49만7000개로 전망의 두 배를 뛰어넘으면서 비농업 일자리도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고려하면 더 그런데요. 블룸버그 예상치만 해도 어제 오전 22만5000개에서 오후 늦게 23만 개로 올라갔죠.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적었습니다. 앤드류 헌터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부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6월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이 마침내 더 둔화하기 시작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전체적인 수준이 높고 둔화 속도가 느린데요. 시마 샤 프린시플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어제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가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고용증가가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20만9000개의 증가는 약하다고 보지 않는 숫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업률도 3.6%에 불과하지요. 5월(3.7%)보다 되레 0.1%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시장 전망치가 3.6%였는데요. 이 정도면 여전히 경기침체는 당분간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봐야 하는 수준입니다.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노동 상황을 보는 데는 고용보고서가 가장 중요하며 결국 ADP의 자료가 잘 들어맞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연준 입장에서는 10만 대 초반이 나와야 마음이 편할 텐데 지금 수준이면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이 둔화하지만 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7월 금리인상 전망은 바뀌지 않습니다. 크게 △둔화했다고는 하나 일자리 증가폭이 20만 개 넘음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 전망치 상회 △실업률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3.6%) △경기침체 가능성 상대적으로 낮음 등이 그 이유인데요.
6월 고용보고서상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이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4%로 월가 예상치 0.3%와 4.2%보다 높았습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이 3%대 수준으로는 가야 하는데 너무 높은 거죠.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25분 현재 7월 0.25%p 금리인상 확률이 92.4%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7월 비농업 일자리 숫자가 전망을 하회했다고 해서 연준의 7월 금리인상을 막지 못한다”며 “이것이 앞으로의 기대치를 낮출 수 있지만 지금의 임금상승률과 노동참여율, 실업률을 보면 7월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엘 에리언이 살짝 언급한 것처럼 7월 이후 9월도 바로 올려야 하느냐의 문제로 가면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소비와 경기, 물가의 핵심인 고용이 계속 버티느냐 앞으로 약해지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빈센트 라인하트 드레퓌스 멜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 고용은 7월 금리인상을 위한 그린 라이트(청신호)지만 9월은 아직 열려 있다. 연준이 그때 무엇을 할지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굴스비 “고용, 지속가능한 속도로 둔화 황금의 길 가고 있어”…“8월 잭슨홀 미팅서 연속 금리인상 여부 힌트 나올 수도”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6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7월 금리인상 경로를 계속 유지하게 해준다”면서도 “이후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에 관해서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연준 내 비둘기파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와 고용 데이터를 두고 “인플레이션을 위해 점점 더 지속가능한 속도로 가고 있다”며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에 성공할 것이다. 경기침체 없이 이를 이루는 게 승리이며 황금의 길(golden path)인데 나는 우리가 황금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점도표상의 2번 금리인상 예측이) 잘못됐다는 걸 보지 못했다”면서도 “약간 완만한 금리 인상이 오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 그것이 올지 알아내야만 한다. 우리는 그동안 금리를 많이 올렸고 이제 그 영향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아직 “아직 몇 주가 남았다”며 7월에 금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도 했습니다. 굴스비는 최소 1회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에 동의는 하고 있지만 그게 언제가 될 거냐 이걸 계속 고민하는 모습인데요.
굴스비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ADP는 항상 정확한, 대단한 지표는 아닌데 사람들이 과도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시간당 평균임금을 보면 추가 긴축이 필요함을 보여주며 전체적으로 고용숫자가 생각보다 살짝 약했지만 급격하게 (금리)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며 “최근 강한 소비와 고용에 연착륙 확률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짧고 얕은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는 올해 2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을 거로 봅니다.
조셉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 같은 사람은 “고용이 강하기 때문에 침체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추가적인 긴축은 침체 위험을 높이는 측면이 있는데요.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경기의 모멘텀과 지속적인 임금 상승을 고려하면 올해 최소한 두 번의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금리에 대해 정리하면, 노동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6월 고용보고서가 △ADP 민간고용과 달리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속도가 느리고 여전히 견고하기에 7월 금리인상은 굳어지고 있으며 △올해 최대 2번의 금리인상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최소 1회 이상으로 보면서 앞으로 나올 고용·인플레 데이터를 봐가면서 방향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당장 다음 주에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는데요. 블룸버그 단말기에서 12일에 나올 6월 CPI는 △전월 대비 0.3%(5월 0.1%) △전년 대비 3.1%(4.0%) △근원 전월비 0.3%(0.4%) △근원 전년비 5.0%(5.3%) 등으로 집계됩니다.
전년비 숫자는 3% 초반, 2%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근원 물가가 여전히 높은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더한 헤드라인 CPI가 전월비 다시 상승하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시장보다 약간 보수적으로 평가 받는 클리블랜드 연은의 6월 예상치는 △전월 0.42% △전년 3.22% △근원 전월 0.43% △근원 전년 5.11% 등인데요.
데이터 해석과 관련해서는 8월 잭슨홀 미팅이 중요할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연준이 7월에 사실상 금리를 올린다고 보면 그 다음인 9월에 어떻게 할지는 그때까지의 데이터를 본 뒤 8월 잭슨홀 미팅에서 힌트가 나올 수 있다”고 봤는데요.
올해 잭슨홀 미팅은 8월24일부터 26일까지 열립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일인 7월25~26일, 9월 일정인 9월19~20일 사이에 걸쳐있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와 내용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하나의 데이터에 과민 반응하면 절대 안 돼”…“JP모건·웰스 파고 등 대형 은행 중심으로 2분기 어닝 시즌 개막”
어쨌든 이날 확실히 배운 건 있는데요. ADP 자료의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과 하나의 자료에 일희일비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고용시장은 고용보고서가 가장 중요하며 ADP 민간고용이 노동시장을 제대로 보여준 건지, 또 오늘 고용보고서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봐야 한다고 전해드렸었는데요. 컬럼비아 스리드니들의 에드 알 후사이니는 “ADP 데이터에 거래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죠.
아서 호간 B. 릴리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더 근본적인 얘기를 하는데요. 그는 “우리가 배워야 하고 계속 공부해야 할 교훈은 하나의 데이터에 과민반응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라며 “어제의 ADP 민간고용은 그런 사례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추가로 블룸버그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6월에만 370억 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보이며 최근 공매도 포지션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공매도론자들이 마침내 두 손을 들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약세를 예상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더 이상 못 버티고 포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강세를 보는 이들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거꾸로)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마지막인 만큼 증시 전망보다 다음 주 일정을 짚어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줄줄이 나오는데요. 앞서 언급드렸던 대로 12일 CPI를 시작으로 13일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4일에는 7월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가 발표됩니다. 제임스 라간 D.A. 데이비슨의 디렉터는 “CPI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노동시장이 계속 이슈인 만큼 13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와 계속 청구건수도 중요하죠. 12일 나오는 연준의 베이지 북도 눈여겨봐야겠습니다. 지역 연은들이 은행 신용경색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관건인데요. 인플레 기대와 함께 나오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도 봐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연은 총재들의 연설도 이어지니 향후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겠죠.
추가로 2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 시작됩니다. JP모건과 웰스 파고, 씨티 등이 이번 주 실적을 내놓는데요.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S&P500 기업의 어닝은 전년 대비 -7%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1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좋았기 때문에 2분기도 이보다 좋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데요. 다음 주 주요 일정과 지표 예상치 전해드립니다. 괄호안은 블룸버그 전망치이며 쉼표 뒤쪽은 이전치입니다.
△10일(월)
-5월 도매재고 전월비(-0.1%, -0.1%)
-5월 소비자신용(210억5000만 달러, 230억1000만 달러)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연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
△11일(화)
-6월 NFIB 소기업 낙관지수(89.8, 89.4)
△12일(수)
-6월 CPI 전월비(0.3%, 0.1%)
-6월 CPI 전년비(3.1%, 4.0%)
-6월 근원 CPI 전월비(0.3%, 0.4%)
-6월 근원 CPI 전년비(5.0%, 5.3%)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 연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연준 베이지 북
△13일(목)
-신규 실업수당 청구(24만9000건, 24만8000건)
-계속 실업수당 청구(172만5000건, 172만 건)
-6월 PPI 전월비(0.2%, -0.3%)
-6월 PPI 전년비(0.4%, 1.1%)
-6월 근원 PPI 전월비(0.2%, 0.2%)
-6월 근원 PPI 전년비(2.7%, 2.8%)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
*어닝: 펩시코, 신타스, 델타항공
△14일(금)
-6월 수입물가 전월비(-0.2%, -0.6%)
-6월 수입물가 전년비(-5.9%, -5.9%)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65.5, 64.4)
- -7월 미시간대 1년 인플레 기대
- -7월 미시간대 5년 이상 인플레 기대
*어닝: 블랙록, 유나이티드 헬스, JP모건체이스, 웰스 파고, 씨티그룹, 스테이트 스트리트
※감사의 말씀
2019년 8월 시작한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오늘 부로 막을 내립니다. 주 1회 미국 경제와 정치, 금융, 통상 이슈를 다루던 데서 발전해 미 증시와 연방준비제도, 주요 경제지표에 특화한 기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주 5회, 유튜브 생방송과 병행해 독자분들을 찾아뵀습니다.
힘들고 어려웠을 때가 많았습니다. 데이터나 일부 내용이 틀렸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독자 분들의 격려와 댓글이 큰 힘이 됐습니다.
네이버 구독자가 2만 명을 넘었습니다. 많이 감사합니다. 기자 생활하면서 크고 작은 특종을 했지만 독자 분들과 이렇게 가까이에서 호흡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달 말 한국으로 복귀합니다. 독자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가 무엇일지 계속 고민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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