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뱀그룹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된 원영식(62) 회장이 퇴임하는 것과 동시에 전 계열사의 메자닌 투자를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정관을 변경하는 등의 쇄신책을 발표했다.
10일 오전 초록뱀그룹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회장은 앞으로 초록뱀그룹의 모든 직위에서 사퇴해 회사의 영업활동 및 투자 재무 활동과 관련해 어떠한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고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세연 초록뱀그룹 그룹경영위원회 의장(초록뱀이앤엠(131100) 대표이사)와 최진욱·이웅길 초록뱀미디어(047820) 대표, 신범용 더메디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원 회장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실소유한 강종현(41) 씨와 공모해 비텐트·버킷스튜디오 등 관계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초록뱀그룹은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와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1000억 원 넘게 투자해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알려졌다.
초록뱀글부은 드라마·예능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초록뱀미디어와 연예기획사 초록뱀이앤엠 등의 계열사를 둔 미디어그룹이다.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 씨는 빗썸 관계사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한 뒤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등의 방식으로 35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올해 2월 구속기소됐다.
초록뱀그룹은 문제가 된 투자가 메자닌인 만큼 추후 무분별한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를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초록뱀그룹은 구체적으로 전 계열사가 메자닌 투자를 주총 결의사항으로 변경해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투자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앞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경영상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시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계열사들의 임시주총을 소집할 예정으로 초록뱀그룹의 모든 소속회사들은 정관변경을 통해 메자닌 투자를 주총 결의사항으로 못 박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초록뱀그룹은 최대주주 중심 경영 시스템에서 각 계열사의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 중심 경영으로 체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회사가 최대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초록뱀그룹이 그간 영업이 아닌 투자활동을 수익모델로 한다는 평을 받아왔는데, 앞으로는 본연의 영업활동 중심으로 변경해 각 계열사들이 목적사업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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