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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운용사 연금고객 '불꽃 유치전'

■디폴트옵션 시행 D-2

신한證 6개월 수익률 10.7% 앞세워 영업력 집중

가입 고객 이벤트 및 모바일 시스템 구축도 부각

한투·한화·NH 등 자산배분펀드 등 잇따라 출시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올해 4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퇴직연금 시장에 판도 변화를 몰고 올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마케팅 전쟁이 불꽃 튈 만큼 거세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준비한 연금 상품의 수익률을 높여 신규 투자자 유치에 공들이고 있고 운용 업계는 안정성을 강화한 자산 배분형 펀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10일 지난해 12월 7일 설정한 첫 디폴트옵션 고위험 상품 수익률이 연 환산 10.7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한증권은 이 같은 수익률이 같은 기간 판매된 은행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 금리의 두 배, 현금성 자산의 세 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증권은 3월 금융투자 업계 최초로 디폴트옵션 상품 10개를 모두 승인받아 고위험·중위험·저위험 상품 10종을 준비하기도 했다.

신한증권은 디폴트옵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자사 가입자의 69.5%가 남성이라는 통계 분석 자료도 내놓았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전체 가입자의 32.1%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 가입자의 8%가 고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해 4%인 여성(4%)보다 위험 부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진 신한증권 연금사업본부장은 “디폴트옵션 제도의 빠른 정착을 위해 고객 친화적인 모바일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디폴트옵션 상품을 쉽게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을 5월 말 기준으로 69.9%까지 끌어올리며 수익률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은 30~5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을 이용한 3분 연금 가입 시스템을 개발한 것을 필두로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섰고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말 투자자들이 디폴트옵션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힘을 싣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 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기 명의로 된 퇴직 계좌의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만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이다.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형)은 대상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 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41개 금융기관이 279개 디폴트옵션 상품을 정부에서 승인받아 135개를 판매·운용하고 있다. 1∼3월 약 25만 명이 디폴트옵션 상품에 가입했다.

운용 업계도 디폴트옵션 시장 확대에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나섰다. 특히 각 퇴직연금 계좌에서 최대한 원금 손실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산 배분형 펀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자산 배분형 상품인 ‘ACE 글로벌인컴TOP10 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를 11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월 배당형 상품이다.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주식형·채권형 ETF 가운데 배당 수익률이 높고 분배 일관성이 우수한 10개 상품으로 구성했다.

4일에는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2종, 1종의 ETF자문포트폴리오(EMP)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앞서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EMP 펀드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펀드 4종을 각각 시장에 선보였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 본부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으로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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