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을 통해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 몰려’와 같은 기사를 종종 본다. 월 지급식 펀드는 매월 일정액의 현금 흐름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은퇴한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의아한 것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상품이 은퇴한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젊은 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점이다.
월 지급식 펀드는 배당을 매월 지급하는 펀드다. 월 지급식 펀드는 일반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어 지급하거나, 요즘에는 커버드콜 옵션 프리미엄까지 배당(ETF는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 시장에서 월 지급식 ETF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월 배당 지급식 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2020년 5월 미국 시장에 상장돼 연 8% 배당을 매월 나눠주는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의 성공 영향이 크다. JEPI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 변동성이 낮은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 기업들이 지급하는 배당과 커버드콜의 옵션 프리미엄을 배당(분배금) 형태로 정기 지급한다.
2020년 5월 상장 이후 현재까지 환 노출 기준 누적 가격수익률은 17.0%, 배당(분배금)으로 받은 누적수익률은 31.2%다. 배당을 재투자하지 않았을 경우 총투자 수익률은 48.2%이고 배당을 받을 때마다 JEPI에 다시 투자했다면 같은 기간 누적 수익률은 54.8%가 된다. 불과 3년의 기간이지만 배당 재투자의 복리 효과는 6.6%에 이른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했다면 각각 수익률은 어땠을까. 배당 재투자를 하지 않았을 경우 누적 가격수익률은 58.8%, 배당으로 받은 누적수익률은 6.8%로 총투자 수익률은 65.6%다. 배당을 재투자했을 경우 총투자 누적수익률은 67.3%다. 즉 시장이 상승한 지난 3년간 JEPI의 배당 재투자 총누적 수익률은 S&P500에 비해 10% 이상 낮았다.
배당과 커버드콜 전략은 하락장 또는 횡보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낸다. 예를 들어 2020년 같은 하락장에서 배당 재투자 수익률 기준(환 노출)으로 JEPI는 2.62%, S&P500은 -12.97%를 기록했지만 2023년처럼 상승장에서는 JEPI가 10.66%, S&P500은 21.7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30년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면서 배당을 재투자하지 않았을 경우 총투자 누적수익률은 967.9%이고 배당을 받을 때마다 재투자했다면 누적 총투자 수익률은 1310.5%가 된다. 따라서 30년 배당 재투자의 복리 효과 수익률은 342.6%에 이른다. 이렇듯 연배당 수익률이 2~3%에 불과하지만 배당을 장기 재투자하면 복리 투자 효과가 극대화된다.
월 배당 ETF가 매월 현금을 준다고 하니 당장 매력적인 것 같지만 배당을 재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월 배당 ETF는 은퇴한 투자자처럼 매달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가 필요한 이들에게 적합하다. 은퇴가 아직 멀게 느껴지는가? 높은 투자 성과를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는 월 배당 ETF가 아니라 성장주 또는 성장주를 담은 ETF 투자가 더 나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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