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개인 무담보 신용대출 등 저축은행에 쌓인 부실채권(NPL)을 매입할 유동화전문회사 5개사를 선정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이들 5개사가 모두 저축은행의 무담보 연체채권을 적극 취급할지 미지수라는 시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NPL을 매입할 유동화전문회사로 우리금융·하나·대신·키움F&I, 유암코 5개사가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5월 31일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발생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캠코 이외 유동화전문회사에도 매각할 수 있도록 협약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다. 앞서 저축은행은 2020년 6월부터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캠코에만 매각해왔다. 금융위는 “최근 저축은행 업계를 중심으로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불법추심이 우려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체채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금융위는 전날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개인 연체채권 매각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저축은행 업계와 유동화전문회사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SBI·OK·웰컴저축은행 등 10개사가, NPL 전문투자 업계에서는 선정된 5개사 중 유암코를 제외한 4개사가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자산유동화 방식과 NPL 매입 가격 등에 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F&I들의 경우 지금까지 주로 담보가 있는 NPL만 취급했기 때문에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은 어떻게 가격을 산정할 수 있을지 등을 이야기했다”며 “저축은행 역시 해당 채권을 어디에 어떻게 팔아야할지 등 관련해 경험이 부족한 만큼 서로 얼굴을 보는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담보가 없는 NPL 매입에 유동화전문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고위 관계자는 “F&I들에게 저축은행 부실 채권 매입 의사를 물어보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실제 이들이 채권을 매입할지 여부는 다른 이야기이고, 특히 (이날 참석하지 않은) 유암코의 경우 매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처리되지 않은 NPL이 쌓이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연체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5.07%로, 지난해 말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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