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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시장은 블루오션"…회계업계, 조직 확대 '진검승부'

삼일 210명, 삼정 150명, 안진 128명, 한영 150명

4대 회계법인 모두 ESG 조직 인원 100명 넘게 확보

삼일은 4개월만에 2배 증원…"1위도 바뀔 수 있다"

ESG 공시 의무화하면 새 수익 폭발적으로 증가 기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미지. 사진제공=게티이미지 뱅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회계 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들은 ESG 공시 의무화가 2011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과 맞먹는 파급 효과를 부를 것으로 보고 앞다퉈 조직·인력 확충에 나서는 분위기다. 업계는 ESG 공시 의무화 대응 결과에 따라 업체 순위까지 뒤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1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4대 회계법인의 ESG 인력(겸임 포함)은 각각 100명을 넘어섰다. 삼일PwC가 2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삼정KPMG 150명, EY한영 150명, 딜로이트안진 128명 순이었다.

특히 올 2월만 해도 삼정KPMG보다 적은 100명의 ESG 인력을 보유했던 삼일PwC는 불과 4개월여 만에 이를 2배 이상으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ESG 공시 관련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두 회사 간 경쟁이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회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글로벌 ESG 공시 기준 일부의 최종본이 나오고 의무화 시점이 2025년으로 구체화된 만큼 각국 정부도 해당 공시 기준을 언제 자국에 도입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나섰다”며 “동향 파악에 그쳤던 기업들도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고 있어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계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대형 회계법인들은 ESG 전담 조직 구성도 모두 마쳤다. 회계 업계 1위 업체인 삼일PwC는 2020년부터 ‘ESG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전담 인력은 150명, 프로젝트에 따른 겸임 인력은 210명에 달한다. ESG 공시·컨설팅·세무 등 삼일PwC 전문가들이 기업의 ESG 관련 이슈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ESG 플랫폼의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005930)와 삼성그룹사를 비롯해 포스코(POSCO홀딩스(005490)SK(034730)·HD현대중공업(329180)·CJ(001040)·GS(078930)그룹 계열사 등이 있다. 금융사로는 국민은행·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지주(086790))·수출입은행·산업은행·BNK금융그룹 등이 있다.

삼정KPMG는 ‘ESG 비즈니스그룹’을 뒀다. 전담 인력만 70명이고 겸임까지 합하면 150명에 달한다. 2008년 국내 최초로 ESG 비즈니스 전담 조직을 구성해 현재는 공시 자문(회계)·재무·전략 컨설팅·정보기술(IT) 컨설팅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네이버(NASVER)·SK·GS·롯데·하나금융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ESG 서비스를 제공한다.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도 각각 ‘ESG센터’ ‘ESG 임팩트허브’라는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의 전담 인력은 92명이고 겸임을 포함하면 128명이다. 지난 5월2일에는 ESG 공시·인증 전문가, 시스템 개발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ESG 공시·인증 연구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EY한영의 ESG 임팩트허브는 전담 인력 50명, 겸임을 포함해 총 150명으로 구성했다. 나아가 ESG 임팩트 허브 밑에 공시·인증 연관 TF를 준비하고 있어 인력을 더 충원할 가능성이 높다.

4대 회계법인이 이렇게 ESG 공시 대응에 공을 들이는 건 해당 시장이 2년 뒤부터 폭발적으로 커질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업계는 2025년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시점부터 한국에서도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ESG 공시 관련 인력 확보를 비용 문제만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업계는 ESG 공시 시장에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에 따라 최선두 업체가 바뀔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4대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ESG 공시 의무화 시점을 두고 기업의 반발도 크지만 유럽연합(EU)·미국 등 주요 교역국의 시행 의지가 더 강한 상황”이라며 “기업도 마냥 버티기만 하기보다는 하루 빨리 ESG 공시 의무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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