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안정화 국면에 들어서고 최근 증시를 달군 의료용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인기와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에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나섰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8월 초 ‘TIMEFOLIO K 바이오액티브 ETF’를 상장하기로 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역시 8월 중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거래소에는 바이오 관련 종목을 담은 패시브 ETF가 14개 상장돼 있지만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과 비중을 조정하며 초과 수익을 얻는 액티브 형태로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ETF’는 거래소가 개발한 ‘KRX 바이오지수’를 기초로 암 질환 중심으로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인 루닛(328130), 뇌졸중 의료 AI 솔루션 분석을 도입한 제이엘케이(322510), AI를 기반으로 심정지를 예측하는 뷰노(338220) 등 국내 AI 의료기기 관련 종목을 주로 편입할 계획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도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종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 업계가 바이오 관련 ETF 출시에 분주한 것은 최근 AI 열풍이 의료기기 업체들로 확산된 영향이 한몫했다. 올해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루닛(513.76%)과 뷰노(396.79%), 제이엘케이(455.24%) 등은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글로벌 의료 AI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AI 시장 규모는 2018년 21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에서 2025년 362억 달러(약 47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로 갈수록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AI 의료업체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관측도 출시 배경으로 꼽힌다. 바이오 기업들은 모험자본을 공급받아야 연구·운영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고금리가 지속돼 주가를 짓눌러 왔다.
바이오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거 평균 수준을 하회하는 만큼 투자 메리트도 크다는 평가다. 올 들어 전날까지 디지털 헬스케어지수를 제외한 코스피 200헬스케어(-11.51%), KRX 바이오 K뉴딜지수(-7.19%) 등이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은 하반기를 변곡점으로 2024년부터 실적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대형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으며 유한양행(000100)·오스코텍(039200)·알테오젠(196170)·에스티팜(237690) 등도 내년 고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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