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올해 상반기 증시 회복 등에 힘입어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에서 약 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IC는 올해 인도 사무소를 여는 한편 해외 기업에 대한 주주권도 직접 행사한다.
진승호 KIC 사장은 13일 KIC 창립 18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수익률을 공개하는 한편 중장기 주요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KIC의 6월 말 기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수익률은 8.25%였다. 개별 자산군별로는 상반기 주식 수익률이 14.39%, 채권은 1.87%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식의 연간 수익률은 -19.27%, 채권은 -16.65%였다.
진 사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과 함께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그리고 시장금리의 완만한 하락이 전통자산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SVB 상황에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위험자산 시장이 빠르게 안정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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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체자산 수익률은 매년 연말에 자산 재평가를 하기 때문에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5년(2018~2022년) 연 환산 수익률은 9.6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헤지펀드가 4.78%, 사모주식이 14.65%, 부동산 인프라가 7.58%의 수익률을 거뒀다.
KIC는 이날 중장기적 추진 과제도 발표했다. 진 사장은 KIC의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자산 배분 역량 고도화 △보완 전략 도입 등을 통한 주식 투자 성과의 변동성 관리 강화 △대체자산 투자의 점진적 비중 확대 △우수 인재 유지 및 영입 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체자산 투자 비중은 2025년 25%까지 늘릴 예정이다. 현재 대체자산 투자 비중은 23%다. 진 사장은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체투자를 일정 비율 이상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그런 제약이 없다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처럼 대체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거점 투자 확대와 책임 투자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KIC는 연내 인도 뭄바이 사무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올해부터 알파벳 등 해외 기업들에 주주 권리를 직접 행사하기 시작한 KIC는 내후년 총 50개 기업에 대한 주주 권리 행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IC의 전주 이전 유치와 관련해 진 사장은 “당장 KIC는 인원도 많지 않고 해외 투자만 하는데 전주로 가면 인력들이 상당히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국부펀드 KIC는 2005년 10억 달러의 운용 자산으로 출발했다. 6월 말 기준 운용 규모는 1800억 달러(약 230조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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