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바이오산업 현황을 지수화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 지수(Global Biopharma Resilience Index)'에서 한국이 전세계 7위에서 12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전세계 평균 지수 하락 속에서도 한국은 R&D 생태계, 인적 자원이 약화돼 순위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는 13일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3(BIX)' 내 ‘2023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지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회복지수는 지난 2021년 싸이티바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리서치기관인 롱지튜드가 개발한 통계지수로 바이오산업의 변화와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 조사됐다. 공급망 회복력, 인적자원, 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규제 등 총 5가지 분야에 국가별로 최저 1점에서 최고 10점까지 현황 점수를 부여해 결정된다. 2년만에 이뤄진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한 22개국 제약·바이오 기업 임원 및 보건·의료 정책 관계자 1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업계 전문가의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분석됐다.
국가별 종합 회복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지수 평균이 6.05점으로 2년 전 6.76점에서 하락했다. 특히 순위가 12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전세계적인 평균 회복지수가 2년간 6.6점에서 6.08점으로 하락한 가운데, 한국은 평균 이상에서 평균 이하인 국가로 내려앉았다. 아시아 국가 중 중에서는 가장 앞선 1위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싱가포르(6.41점)와 일본(6.06점)에 밀려 3위로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스위스(6.98점), 미국(6.96점), 영국(6.78점), 스웨덴(6.58점) 순으로 제약·바이오산업 환경이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항목별로 보면 R&D 생태계와 인적자원 분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년 전과 비교해 R&D생태계는 6.73점에서 5.25점으로 전세계 4위에서 12위까지 떨어졌다. 인적자원은 6.36점, 9위에서 5.13점, 16위로 하위권에 머물렸다. 최준호 싸이티대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중 조명된 바이오산업에 2년 전 누적된 문제를 해결할 기대감을 키웠지만, 현재는 높아진 기대 대비해 변화하지 못한 현실이 조사에 반영됐다"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생산 인력과 외국인 고용 유연성 부족, 연구개발(R&D) 생태계를 위한 콘트롤타워 부재 등이 낮은 점수를 준 이유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조 민첩성은 6.4점에서 6.51점으로 14위에서 15위로 상승했다. 공급망 회복력은 6.97점에서 6.75점으로 10위에서 14위, 정부 정책 및 규제는 7.32점에서 6.61점으로 4위를 유지했다.
최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인재 양성 및 R&D 생태계 환경 개선 노력은 정부와 업계, 학계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싸이티바도 인천 송도에 설립한 APAC 패스트트랙센터 및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바이오 인재 육성 및 R&D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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