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이 경영 효율화 작업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하던 푸드코트 'CJ푸드월드' 사업을 연내 종료한다. 2019년 제1여객터미널(T1) 입·출국장 컨세션 사업에 이어 식음료 사업에서마저 철수하며 공항에서 완전히 짐을 싸게 됐다. 대신 빕스 고급화와 뚜레쥬르 해외확장에 나서며 체질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이달 공고가 예정된 인천공항공사의 '제1여객터미널 지하 및 교통센터 운영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해당 구역은 CJ푸드빌이 2018년부터 6년간 CJ푸드월드를 운영해온 곳으로, 연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CJ푸드빌이 재입찰 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년부터는 사업권이 다른 업체로 넘어가게 됐다. CJ푸드월드 인천공항점은 CJ푸드빌의 외식 브랜드인 제일제면소·차이나팩토리 등이 모여있는 복합 외식공간이다. 약 2500평 규모로, 최저수용금액(임대료)은 연 105억 원에 달한다. CJ푸드빌은 인천공항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 높은 임대료에 지속 적자를 기록해 재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CJ푸드빌은 2019년 T1 입·출국장 컨세션 계약도 갱신하지 않고 철수한 바 있다. 해당 구역은 현재 롯데GRS와 SPC 파리크라상이 운영하고 있다.
이는 CJ푸드빌 체질개선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CJ푸드빌은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선언하며 2011년 CJ푸드월드를 론칭했다. 서울 CGV 청담씨네시티부터 여의도 IFC몰, 코엑스몰, 잠실 롯데월드 등에 입점하며 덩치를 키웠으나 펜데믹 여파와 프리미엄 외식 선호 현상에 현재 인천공항점 한 곳만 남아 있다. CJ푸드빌은 2019년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고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과감히 폐점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전개해왔다. 한 때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400억 원대에 달하는 등 실적이 악화 됐기 때문이다. 한식 뷔페인 '계절밥상' 전 매장 문을 닫고, 빕스 매장 수를 2019년 41개에서 이달 28개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 CJ푸드빌은 2021년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성과를 얻었다.
CJ푸드빌은 일부 외식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고급 레스토랑 사업과 해외 확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빕스는 조만간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교체할 예정이다. 또 와인과 토마호크 스테이크 메뉴를 도입하는 등 특화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빕스의 '프리미어', '테이스트업 플러스' 등 특화 매장 비중은 70% 이상이다. 해외의 경우 뚜레쥬르를 전면에 내세웠다. K베이커리 인기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 뚜레쥬르 미국 매장 수는 2019년 59개에서 이달 100개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사업 규모가 커지자 CJ푸드빌은 미국에 제빵공장을 세우기 위해 현재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단계다.
한편 엔데믹에 인천공항의 여객수가 빠르게 회복되며 CJ푸드빌이 재입찰을 포기한 구역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인천공항에 입점한 식음료 업체들의 매출은 펜데믹 이전인 2019년의 8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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