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반도체 후공정 검사 전문 기업 에이엘티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에서 올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에이엘티를 포함해 4곳이 청약을 동시에 진행해 투자금 분산 우려에도 총 13조 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모으며 공모주 인기를 실감케 했다.
18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에이엘티는 전날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종 경쟁률이 약 2512 대 1로 집계됐다. 앞서 14일 화장품 제조·유통 기업 뷰티스킨이 2216 대 1의 경쟁률로 올 최고치를 경신한 지 나흘 만이다. 청약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약 7조 700억 원이 들어왔다. 균등 배정 주식 수도 0.24주에 불과해 최소 청약 주식 수(10주) 이상 청약한 투자자라면 4명 중 1명만 1주를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상장일 가격 제한 폭 완화 조치 이후 공모주 청약 흥행 랠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에이엘티는 고성능 비메모리반도체를 테스트하는 기업으로 코스닥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2021년 10월 예비 심사를 청구했지만 내부 통제 제도가 지적을 받자 자진 철회했다. 이후 이사회 구성을 정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상장 재도전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매출 443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 3개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를 달성하기도 했다. 에이엘티는 27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에이엘티와 함께 청약을 마감한 확장현실(XR) 기술 기업 버넥트도 증거금 5조 400억 원을 동원하며 공모 일정을 마무리했다. 원격 현장 관리를 위한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넥트의 청약 경쟁률은 1312 대 1이다. 버넥트는 2대 주주가 한화(000880)이고 한화정밀기계·한화시스템(272210)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버넥트는 에이엘티보다 하루 앞선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경쟁률 347 대 1, 증거금 약 8500억 원으로 청약을 마쳤다. 앞선 두 기업에 비하면 부진하지만 최근 바이오주가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흥행이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자들에게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환매청구권을 부여한 점이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방대한 빅데이터와 최신 알고리즘을 갖춰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60% 이상 줄인 점도 회사의 경쟁력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유안타제14호스팩(공모가 2000원)은 앞서 상장한 기업인수목적회사 청약과 비슷한 수준인 90 대 1의 경쟁률로 공모를 마쳤다. 앞서 4월 유안타제14호스팩은 120억 원의 공모 규모로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수요예측 저조로 공모를 철회한 뒤 공모액을 80억 원으로 줄였다.
한편 기업가치가 50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LS머트리얼즈가 이날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하며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은 하반기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예심 청구 개요에 따르면 신주 모집(60%)과 구주 매출(40%)이 병행된 공모 구조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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