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정유·화학 중심에서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기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 청정에너지 등 ‘그린 자산’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통적인 정유·화학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화 역시 속도를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발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포트에서 2025년까지 그린 자산의 비중을 기존 에너지·화학 자산 대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린 자산은 전기차용 배터리, 재활용 플라스틱, 청정에너지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린 자산에 속하는 배터리·소재 사업을 더 확대하고 기존에 영위하던 에너지·화학 사업은 친환경 분야로 빠르게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또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확보하고 사업화를 시작해 그린 자산 규모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데 2026년까지 1조 79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세기 가까이 진행한 정유 사업을 조금씩 줄이고 탈탄소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탈탄소 기반의 전기화와 재활용 에너지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암모니아나 생활 폐기물을 가스화해 바이오 에너지를 만들고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보유한 기술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초 미국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기업인 아모지에 8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비슷한 시기 CCS 기술을 개발하는 분리막 가스 기업인 에어레인에도 지분 투자를 했다. 사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연구개발(R&D) 투자액도 증가 추세다. 2020년 480억 원이었던 R&D 지출액은 지난해 1236억 원까지 올랐다. 또 최근에는 1조 1800억 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대규모 투자금도 확보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유상증자 외에도 자산 효율화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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