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도 가계 대출받기가 여전히 수월할 전망이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신용위험도 점차 커지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 가계에 대한 국내 은행의 대출 태도는 완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가계 주택 관련 대출 태도는 올해 2분기 22에서 3분기 11로 하락하고, 가계 일반 대출 태도도 3에서 6으로 각각 하락했으나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다.
대출 행태 지수가 플러스(+)면 은행의 대출 태도가 완화적인 것을, 반대로 마이너스(-)이면 강화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5월 31일부터 6월 16일까지 국내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은은 3월 2일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완화적인 대출 태도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일반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그동안 순상환이 지속된 데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시된 영향으로 대출태도 완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3분기 중 가계 대출 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가계 주택 대출수요지수는 2분기 14에서 3분기 19로, 가계 일반 대출수요지수는 0에서 14로 각각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주택 매매 거래량과 분양·입주 물량 증가로 주택과 일반 자금 모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3에서 36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가계 대출금리가 2021년 말 3.01%에서 5월 말 5.06%까지 오른 만큼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16%에서 5월 말 0.37%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위험도 대부분 업권에서 높아졌다. 3분기 신용위험지수는 상호저축은행 36, 상호금융조합 43, 생명보험회사 24 등을 각각 기록했다. 고금리·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른 채무상환 능력 저하에 저신용·저소득 차주의 재무건전성 우려도 커진 탓이다.
대기업은 대출 취급 확대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내 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는 2분기 3에서 3분기 -3으로 강화 전환했다. 다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실물경기 둔화로 운전자금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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