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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악화 카드사, 당국 입김에 "1.8조 상생"

조달비 상승·수수료 인하 압박에

상생 금융 독려 '3중고' 시달려

금융위장·CEO 비공개 회동서

수익성 악화 등 애로 사항 전달

신규사업 진출 환경 조성 요청도

김주현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수익성 악화 및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고전하는 카드 업계가 금융 당국의 상생금융 독려에 떠밀리듯 지원책을 내놓으며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 및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들은 김주현 금융위원장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고충을 털어놓으며 각종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목진원 현대캐피탈 사장, 황수남 KB캐피탈 사장 등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은 김 위원장이 업권별 CEO들과의 소통 행보 차원에서 여신전문금융 업계의 애로 사항을 직접 챙기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등 여전업권의 이슈와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악화된 경영 환경, 연체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캐피털사는 허용되는 부수 업무 범위를 넓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수익성 악화로 카드사들이 각종 혜자 카드나 서비스를 축소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하반기 실적 전망 등 여전업권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자리였다"면서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를 전달하고 여전업권이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여전업권이 회동에서 한목소리로 어려움을 토로하며 각종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것은 고금리로 인한 비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여신전문금융채 3년물(AA+) 평균 금리는 이달 18일 기준 4.296%로 한 달 전(4.225%)보다 0.071%포인트 올랐다. 올 1월 말(4.336%)보다는 오름세가 소폭 꺾였지만 상승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3년 주기로 돌아오는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 논의도 카드 업계의 고민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2월부터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는데 이르면 다음 달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TF에서는 수수료율 재산정 시기 검토 등과 함께 이해관계자 의견도 수렴하고 있는데 연 매출 30억 원 이상 가맹점들도 영세 가맹점들처럼 우대 수수료를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이 상생금융 지원을 독려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사도 은행만큼은 아니지만 ‘금융사’로서 역할은 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카드사 방문을 계기로 카드사들이 지금까지 한 금융 지원 규모는 총 1조 8300억 원에 달한다. 카드사 가운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감소율이 가장 컸던 하나카드도 이날 30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카드(2200억 원), 현대카드·현대커머셜(6000억 원), 롯데카드(3100억 원), 신한카드(4000억 원) 등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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