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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日처럼 에너지효율 개선땐 전력소비 줄이고도 성장 가능"

[이상훈 에너지공단 이사장]

올 전력 수요 최대치 돌파 전망

발전 연료비 2년새 2배나 폭등

합리적 수준 전기료 인상 불가피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지금의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효율 개선과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극복 가능합니다. 가정은 물론 산업과 수송 등 전 부문에 걸쳐 에너지효율을 높인다면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독일이나 일본처럼 에너지 소비량은 늘지 않으면서도 경제가 성장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상훈(사진)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석유와 전력 소비 모두 세계 7위에 달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국이지만 정작 에너지소비효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이사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변수에 의한 에너지 위기가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면서 에너지 비용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며 “더욱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수요 효율화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맞춰 정부는 수요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해 2027년까지 ‘에너지효율 25% 개선’을 목표로 내걸고 관련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에너지공단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클릭 한 번으로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형 그린버튼’ 개발과 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의 법적 근거 마련 등 에너지 수요 효율 개선을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 이사장은 국가 전체 에너지 사용의 62%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의 에너지효율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노후 설비 교체와 공정 개선 등을 통해 개별 사업장의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는 일이 필수”라며 “특히 에너지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도입은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반 국민들의 에너지 절감을 독려하는 것도 공단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공단은 올여름 ‘하루 1㎾h 줄이기’ 메시지와 함께 가정과 상점·사무실 등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행동 요령을 알려 나가고 있다. 이 이사장은 “올여름 전력수요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93GW)과 유사하거나 더 높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일상 속 사소한 절약 실천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국가 경제는 물론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역마진 전기요금 체제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현행 요금 체계는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분 등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가격 신호 기능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올 1분기 발전연료 가격이 2년 새 2배 이상 폭등하면서 한국전력의 적자가 크게 불어나고 있는 만큼 합리적 수준의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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