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이 화학반응할 때 순간적으로 지나가 파악하기 어려운 중간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포착하는 데 성공, 그 결과를 저명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장석복 분자활성촉매반응연구단장 연구팀이 질소화합물의 화학반응 중간체인 ‘전이금속-나이트렌’ 중간체의 구조와 반응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중간체는 화학반응을 통해 처음의 반응물이 나중의 생성물로 바뀌는 중간에 잠시 생겼다가 사라지는 중간과정의 물질이다. 어떤 중간체가 생겼다가 사라지는지를 알 수 있으면 화학반응 경로를 더 자세히 이해하고 고효율 촉매 같은 신소재를 개발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포착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중간체를 분석하는 일이 매우 드물고 도전적인 과제로 받아들여진다.
연구팀은 고효율 촉매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연구해야 하는 전이금속-나이트렌 중간체를 포항 가속기연구소를 활용한 광결정학 방법 등을 통해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물질의 화학 결합이 끊어지며 중간체가 만들어지고 중간체가 다시 다른 물질과 반응해 새로운 화학 결합을 하는 전 과정을 마치 카메라가 사진을 찍듯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포착한 중간체는 탄화수소로부터 의약품 원료인 락탐을 합성하는 아민화 반응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이번 성과가 관련 촉매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 단장은 “그간 존재가 제안됐을 뿐 입증된 적 없는 아민화 반응의 핵심 중간체의 모습을 최초로 공개했다”며 “현재 밝혀낸 중간체의 구조와 친전자성 반응성을 바탕으로,여러 산업에서 쓰이는 차세대 촉매 반응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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