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국제우편물이 배송됐다는 신고가 사흘간 경기와 인천에서 각각 420건, 107건씩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우편물과 관련된 신고가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천안의 한 가정집에 배송된 소포에서는 가스가 검출돼 경찰이 수거와 조사에 나섰다.
2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해외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와 관련한 112 누적 신고가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42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214건(50.9%)은 오인 신고였다.
신고는 도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접수됐다. 신고는 주로 민간 시설(385건)에서 이뤄졌으며, 공공기관(35건)이 직접 신고한 사례도 접수됐다.
접수된 신고 중 유해화학물질이 확인되거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소방 당국은 21일부터 사흘간 2254명을 동원해 경찰 및 군과 공동 대응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인천에서도 국제우편물 관련 의심 신고가 107건 접수됐다.
이 중 오인 신고가 64건이었으며 우편 내용물이 확인된 나머지 43건은 경찰과 군부대에 인계됐다. 현재까지 관련 인명 피해는 없는 상태다.
전날 오전 서구 심곡동 주택과 가좌동 상가에서는 “대만에서 택배가 왔다”는 신고가 각각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했으며 부평구 아파트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국제 택배가 발견돼 경찰에 인계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유해 물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우편물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출동해 경찰과 함께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며 “수상한 국제우편물을 발견하면 곧바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22일 오후 충남 천안의 한 가정집에서는 알 수 없는 가스가 포함된 수상한 대만발 국제우편물이 배송돼 경찰이 수거와 조사에 나섰다. A4용지 크기의 비닐봉지에 싸여있던 이 우편물은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출동한 군 폭발물 처리반과 천안시보건소 등의 엑스레이 측정 결과 알 수 없는 가스 검출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우편물을 수거해 조사한 경찰은 가스가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군, 소방관 등과 함께 출동해 우편물을 수거했지만, 폭발물로 의심되거나 가스가 검출되는 등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우편물은 안전한 장소로 옮겨 개봉한 뒤 면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남에서는 지난 21∼22일 이틀간 천안과 서천·당진·금산·아산 등에서 55건의 수상한 우편물 관련 신고가 들어왔다.
앞서 지난 20일 울산시 동구 모 장애인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노란색 비닐봉지로 된 대만발 국제우편물을 열어본 뒤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방과학연구소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지만 별다른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이른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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