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생성형 AI가 넥스트 전장"…美, 中 클라우드 컴퓨팅 접근도 막는다

[격화되는 미중 AI 패권경쟁] <상>美, 대중 AI 전방위 규제

中, 칩·전기차 이어 AI 집중육성에

美, 군사·안보분야 기술 적용 우려

경제·산업 위협 가능성도 사전차단

美의회, 자국 VC 中기업 투자 조사

과학기술협정 폐기 주장까지 나와

연합뉴스




1970년대 베트남 전쟁에서 패한 미국은 지난 10여 년간 동남아에서 무의미한 전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면서 소련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소련은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쏘아올릴 정도로 앞선 과학기술력을 자랑했으며 미군보다 많은 탱크와 전투기도 보유하고 있었다. 위기 의식을 느낀 미국은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무기 체계는 재래식 진공관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최첨단 반도체를 쓴다면 적진을 타격할 수 있는 정확도가 크게 올라 결국 소련을 단번에 앞지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저서 ‘칩워’에서 “반도체 산업은 미군이 미래의 전쟁에서 싸우는 방법을 바꿀 새 무기 체계가 등장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며 “미국의 힘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163쪽)”고 당시를 평가했다. 첨단 반도체가 미국과 소련의 전세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가 된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은 군사력뿐만 아니라 결국 국가 전체의 흥망을 좌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까.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전장을 반도체·전기차 부문뿐만 아니라 최첨단 산업으로 평가받는 인공지능(AI)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2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달 말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최종안을 발표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AI 반도체 수출을 허가하는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반도체 업체들은 중국에 수출을 할 때 정부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WSJ는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의 범용 AI 그래픽처리장치(GPU) ‘A800’의 중국 수출까지 금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우려에 중국 내 A800의 가격은 2주 만에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우회로 차단에도 나섰다. WSJ는 “미국 정부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의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AI 반도체를 사용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중국 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면 중국 AI기업들이 미국이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첨단 장비 없이도 강력한 컴퓨팅에 접근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가령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A100을 수입할 수는 없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면 합법적으로 A100을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텐센트·알리바바 등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는 방안도 미 정부와 의회에서 저울질되고 있다.

미국이 AI 분야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고 나선 것은 AI가 군사·안보 분야는 물론 경제·산업 등 전 분야에서 중국의 미국에 대한 열세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AI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군사 분야에 우선 적용될 것을 미국은 걱정하고 있다. 실제 올 초 중국 난징항공항천대 연구진은 “AI에 극초음속 전투기 조정을 맡긴 결과 미국의 스텔스기인 F-35와 같은 속도로 비행하는 적기를 8초 만에 격추했다”고 밝혔다. 인간 조종사가 행하는 행동을 넘어서 AI가 변칙적인 행동을 해 손쉽게 적기를 격추했다는 것이다. 해킹 분야에서도 AI가 힘을 발휘해 미국의 국가안보를 뒤흔들 수 있으며 중국 공산당의 사상을 자동으로 전파하는 도구가 돼 미국 중심의 민주주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도 미국이 대중 AI 견제에 나선 이유다.

미국은 AI용 반도체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중 투자도 옥죌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는 미국 벤처캐피털의 중국 AI 기업 투자 등을 조사하고 나섰다. 세부적으로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의 자회사 퀄컴벤처스 등 4개 벤처캐피털사의 중국 AI, 반도체, 양자컴퓨팅사 투자 현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투자가 중국군의 현대화, 미국 기술 리더십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조사의 배경으로 들었다. 또 미 의회는 미국과 중국이 40년 이상 이어온 과학기술협정(STA)을 폐기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10명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서신을 보내 “중국이 군사력 강화를 위해 44년간 유지된 STA를 이용하고 있다”며 폐기를 촉구했다. 이 협정은 5년 단위로 갱신됐고 다음 달 27일이 만료 예정일이다. CNBC는 “미중 기술 경쟁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라며 “생성형 AI가 다음 전장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 싱크탱크 특수경쟁연구프로젝트(SCSP)의 조 왕도 “신기술이 말 그대로 모든 것의 지형을 바꾸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점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