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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K코업과 중견기업의 인력난 극복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구직자는 일할 곳이 없고, 구인 기업은 일할 사람을 못 찾는 일자리 미스매치는 우리 노동시장의 오래된 문제다. 중견기업, 특히 첨단 제조 분야 기업들은 요즘 들어 인재 확보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뛰어난 인재 확보가 중요한데 대기업은 물론이고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앞다퉈 스카우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내 중견기업은 신규 채용뿐 아니라 기존 인력의 유출까지 우려하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인력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방에 있는 기업은 인재 채용이 더욱 힘들다. 더구나 학령인구 감소와 노령 인구 증가로 일할 사람 자체가 부족해지는 사회적 추이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중견기업의 인력난을 해결 혹은 완화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코업(CO-OP)’이라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고려해볼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대학 교육과정 중 최소 1학기에서 3학기 정도는 전공과 연관된 기업에서 일하면서 실전 업무를 익히는 제도다. 해외에서 공부하는 우리나라 유학생이 연간 10만 명이 넘는데 국내 중견기업이 이들에게 단기간 직무 연수 형태로 일할 기회를 주는 이른바 ‘K코업’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해외 유학생들은 대체로 현지에서 코업을 진행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캐나다 유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턴십 구직이 쉽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 덕분에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중견기업의 국내 또는 해외 지사 근무가 가능해 유학생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북미권 대학에서 유학 중인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의 우수한 중견기업에서 전공과 연계한 양질의 현장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면 국내 기업에서의 코업 이수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약 83%에 달했다.

MZ세대 가운데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고용 시장에 진출하면서 인력시장도 큰 변화를 겪는 중이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없어지고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찾아 큰 부담감 없이 이직과 구직을 반복한다. 이제 기업들도 이런 현상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직원들이나 구직자들에게 신뢰받고 전도유망한 기업으로 먼저 인식돼야 한다.

인구절벽 시대에 해외 유학생 활용은 국내 중견기업의 인력난 극복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구인난을 겪는 국내 중견기업과 북미권 대학에 유학 중인 한인 학생을 연결해주는 ‘K코업’을 가까운 시일 내에 시도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견실한 중견기업이 우수한 인재들과 제때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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