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리츠(395400)가 SK하이닉스(000660)가 보유한 이천 수처리센터를 1조 1000억 원에 매입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장 정수 시설인 수처리센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면서 미래 대비 투자금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리츠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이천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매입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입가는 1조 1000억 원에 임대료율은 6% 중반이다. 국토교통부 영업인가를 거쳐 9월 말 소유권 이전이 완료될 예정이다.
SK리츠는 그동안 추가 편입 자산으로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T타워와 SK플래닛사옥 등 그룹 내외의 다양한 자산을 검토해왔다. 이천 수처리센터 매입을 결정한 건 오피스보다 임차 안정성이 높고 현금 흐름을 강화할 수 있는 자산 위주로 선별한 결과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하루에 20만t 이상의 다량의 물이 사용된다. 수처리센터는 단순히 폐수를 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재활용 공법을 거쳐 물을 재사용하는 등 반도체 공정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자산이다. SK하이닉스는 수처리센터 매각 후 SK리츠로부터 시설을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SK리츠 관계자는 “이천 수처리센터는 장기임대차계약 구조로써 임차 안정성이 매우 높고, 반도체뿐 아니라 타 산업의 수처리도 가능한 범용성이 높은 매력적인 자산”이라며 “SK하이닉스는 꾸준한 신규 투자로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수처리시설을 구축해 장기적으로도 자산의 잔존가치가 유지되는 등 두루 장점을 보유한 우량 부동산 자산”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수처리센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면서 어려운 자금 사정을 개선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6조4000억 원으로 2021년 말과 비교해 2조 3000억 원가량 줄었다. 1분기 말에는 규모가 현금 흐름 규모가 6조 1400억 원까지 축소됐다.
SK하이닉스는 수처리센터 매각 이전에도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금 확보에 주력해왔다. 1분기엔 1조6949억원 회사채를, 2분기엔 2조2377억원 교환사채(EB)를 발행했고 최근에는 하나은행에서 20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이를 통해 2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 규모는 7조 5000억 원대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용량 DDR5와 HBM3 등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없지만,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 선제적 자금 조달로 리소스 확보했고 2분기부터는 매출이 증가하며 하반기에는 현금 흐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하반기 자금 운용은 일부 차입금 차환 발행 외에 상반기 같은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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