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 국가전략기술에 바이오 산업을 포함시켜 임상 1~3상 시험과 관련해 7월 투자분부터 최대 50%의 세액공제를 해주기로 했다. 또 리쇼어링 기업의 소득세·법인세를 깎아주고 가업승계 시 증여세 저율과세 구간과 연부연납 기간도 대폭 확대한다.
27일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우선 앞서 발표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술·시설을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에 포함하고 7월 1일 투자분부터 시설 투자는 25~35%, 연구개발(R&D)은 30~50%의 세액공제를 지원한다. 구체적인 감면 대상은 바이오 신약 후보 물질 발굴·제조 기술, 임상 1~3상 기술 등의 8개 기술과 바이오 신약, 바이오시밀러 제조 시설 등 4개 사업화 시설이다. 다만 1월 투자분부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수소와는 달리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7월 1일 이후 투자분에 한정된다. 정정훈 세제실장은 “(바이오의약품의 국가전략기술 포함) 발표를 6월 1일에 했던 만큼 그 이전까지는 정책 결정이나 기대 이익이 없었고 형평·신뢰성 측면에서 1월까지 소급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만큼 7월부터 반기로 적용하는 것이 운용상 편리하고 합리적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에너지효율 향상 핵심 기술과 핵심 광물 등 공급망 관련 필수 기술 역시 신성장·원천 기술에 포함해 시설 투자는 최대 28%, R&D는 최대 40%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구체적인 기술 범위는 내년 2월 정기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확정한다.
아울러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을 위해 리쇼어링 기업의 소득세·법인세 감면 폭과 기간 모두 대폭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5년간 100%, 이후 2년간 50%의 세금을 깎아줬는데 이를 7년간 100%, 이후 3년간 50% 줄여주는 식이다. 리쇼어링 촉진을 위해 세제 지원 업종 요건도 완화해준다. 표준산업분류표상 세분류가 동일하지 않더라도 해외진출기업복귀법상 전문위원회의 업종 유사성이 확인될 경우 세제 지원 업종 대상에 포함하는 식이다.
가업승계 지원과 관련해서는 가업승계 증여세 10%가 적용되는 구간을 현행 6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연부연납 기간 역시 5년에서 20년으로 각각 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후 5년의 사후 관리 기간 동안 업종 변경 허용 범위를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 내에서 대분류 내로 확대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중소기업들의 사전 증여 과정에서 단기간 내 증여세 납부를 강요할 경우 기업의 영속성 유지가 어려워지는 만큼 20년이라는 기간을 둬 납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40조 원이 넘는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와중에도 정부가 이런 조세지출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경기 반등을 위해 투자가 더욱 늘어나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 추 경제부총리는 “올해 세입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금 부담을 줄여 기업과 중산·서민층의 소비 여력이나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쉽다는 목소리를 내놨다. 국회 통과를 염두에 둔 소소한 정책만 많다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 확대 외에 특별히 눈에 띄는 세제 지원책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바이오·리쇼어링 분야의 경우 세액 감면과 함께 규제 측면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지속 가능한 기업 운영을 위해서라도 가업상속공제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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