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 시대에 메타버스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아이템을 만들고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에서 제공하는 복스에딧과 게임메이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가능한 일이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더샌드박스 코리아 사무실에서 복스에딧, 게임메이커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다. 복스에딧은 3D 픽셀로 아바타와 아이템 등을 제작할 수 있는 툴이다. 그림판에서 그림 그리듯 몇 가지 조작 기능만 습득하면 금세 나만의 아바타를 구현할 수 있다. 3D라는 점에 유의해 X축과 Y축, Z축을 염두에 두고 픽셀을 채워 나가면 된다. 기자 역시 강사의 지시에 따라 불과 30분도 채 안 돼 거인 아바타의 머리 부분을 완성할 수 있었다. 거인 외에도 작은 인간, 동물 등 기본적 틀이 제공되기에 취향대로 고른 뒤 바꾸면 된다.
이렇게 제작한 아이템은 곧 더샌드박스 내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에서 팔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셀프 퍼블리싱(Self-Publishing)’ 기능이다. 누구나 손쉽게 아이템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확실한 수익화 창구가 생긴다는 점에서 이 기능이 추가되면 많은 크리에이터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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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이커는 복스 에딧보다는 전문적 감각을 필요로 했다. 게임에 문외한이라면 플레이어의 동선을 예상해 길을 만들고 장애물을 설치하는 일이 낯설 수 있다. 그러나 게임 구조만 잘 설계한다면 이를 구현하는 일은 손쉽게 가능했다. 클릭 몇 번만으로 지형의 변형이 가능했고, 미끄럼틀 및 움직이는 구조물 등도 만들 수 있었다. 손 끝으로 플레이어의 캐릭터부터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까지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은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는 기자에게도 매력적인 경험으로 다가왔다.
더샌드박스는 복스에딧과 게임메이커로 메타버스에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랜드(LAND)는 있지만 공간을 꾸밀 줄 모르는 소유주는 크리에이터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공간 디자인을 맡길 수 있다. 게임 제작에 능한 크리에이터는 게임을 만들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이날 수업을 맡은 정용조 씨는 지난해 처음 샌드박스를 접한 뒤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 현재는 전문 강사이자 더샌드박스 공식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정 씨는 “일단은 그냥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면서 큰 부담을 갖지 말고 프로그램을 활용해볼 것을 권유했다. 현재 더샌드박스에는 정 씨와 같은 공식 크리에이터가 21명 활동하고 있다. 더샌드박스 관계자는 “게임메이커 펀드, 크리에이터 클럽 등 다방면으로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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