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조 단위 ‘대어’로서는 올 기업공개(IPO) 시장에 첫 번째로 등판하는 파두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두가 전날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가장 많은 물량(100만 주)의 청약이 진행된 NH투자증권(005940)에서의 청약 경쟁률은 79 대 1로 집계됐다. 파두 공모주의 일반 투자자 대상 배정 물량은 총 156만 2500주다.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43만 7500주)에서의 경쟁률도 79 대 1로 나타났다. 그 외 인수단(각 3만 1250주)인 한화투자증권(003530)이 54 대 1, KB증권이 197 대 1, 유진투자증권(001200)이 106 대 1, 현대차증권(001500)이 5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10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다소 저조한 결과다.
청약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약 1조 9300억 원이 들어왔고 총 청약 건수는 29만 6043건이다. 전날 엠아이큐브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약 34만 계좌가 청약에 참여해 3조 766억 원의 증거금이 쌓인 것과 대조되는 성적표다. 한 증권사 IB부서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18일 4개 기업이 동시 청약을 받았을 때 집계된 증거금 13조 원을 현재 IPO 시장의 투자 여력이라고 가정한다면 2조 원도 모으지 못한 이번 파두 청약이 흥행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파두는 앞서 24~25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의 84.4%가 공모가 상단 이상에 주문을 넣어 공모가는 희망 가격 범위(2만 6000~3만 1000원) 최상단인 3만 1000원에 확정됐다. 총 공모액은 1937억 5000만원이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 4898억 원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파두가 올 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1조 800억 원이었는데 약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1.4배 늘어났다는 점을 들어 공모가가 고평가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새내기주들이 상장일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점도 파두 청약 흥행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6~27일 사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버넥트(438700), 에이엘티(17267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는 모두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그런데 파두의 유통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38.92%(1870만 4445주·약 5798억 원)에 달해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 우려가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2015년 설립된 파두는 시스템반도체 업체로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매출은 2021년 51억 원에서 2022년 500억 원 후반대로 10배 이상 뛰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다양한 반도체 제품군을 갖춰 매출 3조 원 수준의 글로벌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 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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