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생산·소비와 투자 지표가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경기 바닥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생산·소비·투자 지표 모두 2개월 연속 늘어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반도체 부진과 제조업 재고 문제가 점차 개선되는 상황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늘었다. 소매판매(소비)는 1.0%, 설비투자는 0.2% 증가했다. 생산과 소비·투자는 5월에도 각각 1.3%, 0.4%, 3.5% 올랐다. 세 지표가 잇달아 모두 상승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오랜 부진에 빠져 있던 반도체 지표가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6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3.6% 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고성능 D램 출하와 수출 지표 반등의 영향이 컸다. 반도체 출하는 한 달 새 41.1%나 급증했다. 내수 출하(12.7%)와 수출 출하(43.7%) 모두 늘어난 결과다. 출하량 증가 덕에 반도체 재고는 전월 대비 12.3% 감소했다.
반도체 재고가 가파르게 줄면서 전체 제조업 재고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6월 제조업 재고 감소율(6.2%)은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인 재고율 역시 111.4%로 지난해 10월(11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2분기 제조업 생산이 전 분기 대비 3.4% 늘면서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연속 높아졌다.
다만 아직 증가 폭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불황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현 경기 상황에 대한 질문에 “분기 말이라는 특수 요인도 있고 앞으로의 지표를 지켜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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