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본격적인 적자 터널에 진입했다. 올해 2분기 적자폭이 직전 1분기보다 확대되며 두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이 급격히 쪼그라들며 연구개발(R&D) 비용 규모와 역전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하반기 매출 반등에 성공하고 언제즘 다시 수익 창출이 가능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80.9% 감소한 265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특히 영업손실은 353억 원, 당기순손실은 16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1분기 영업손실(292억 원) 규모와 비교하면 적자폭은 더 확대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분기 실적 관련 기업설명(IR) 자료에 따르면 전년 대비 노바백스의 매출 감소와 미래를 위한 R&D 비용 지출 증가를 이번 실적의 주요인으로 설명했다. 특히 연구비 총액은 올해 2분기 총 3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295억 원에서 38억 원이 더 늘어났다. 이는 2분기 전체 매출(265억 원)보다도 큰 규모다. 더구나 연구비 중에서도 외부지원금은 전년 동기 184억 원에서 올 2분기 71억 원으로 줄어들면서 판관비를 반영한 실제 투입 연구비는 지난해 111억 원에서 올해 262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같은 적자 기조가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7년까지는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라며 "폐렴구균 백신 발매 전까지 실적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성장 전략 가시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은 독감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하기 위해 독감백신 생산을 2년 간 중단한 바 있다. 독감백신 사업은 연간 2000억 원가량 안정적인 매출을 내온 SK바이오사이언스의 효자 사업이었다. 올해는 당장 이전 만큼 매출을 곧바로 회복하기는 어렵지만,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의 독감백신 입찰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도즈 당 1만 650원을 투찰했고, 전체 물량 1121만 도즈 중 242만 도즈를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향후 3년간은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투자를 이어가며 적자를 감내할 계획이다.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향후 투자를 통해 적자가 찍히는 기간을 3년 정도로 보고 있다”며 “매출 수치를 본다면 턴어라운드 시기는 3년 뒤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SK바이오사이언사는 5년간 2조 4000억 원 투자 로드맵을 밝히기도 했다.
손실을 완화할 수 있는 신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노바백스에 이어 다른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CMO) 수주와 더불어 글로컬라이제이션, 파이프라인 다각화 등이 미래 성장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5월 미국 MSD와 차세대 에볼라 배신 후보물질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백신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 지역에 인프라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역량을 심는 사업이다. 이달 5일 태국에서 첫 글로컬라이제이션 업무협약(MOU)를 맺었으며 아세안,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백신 시장 규모만 10조 원에 달하는 폐렴구군 백신 임상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지난달 사노피와 공동개발한 폐렴구균 백신의 미국 2상을 종료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올해 매출은 177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1.1%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 718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로나19 백신에 국한됐던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가치의 재평가가 이번 일반 백신수주를 바탕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여전히 보유한 1조 3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기반으로 투자 성과와 하반기 추가 글로컬라이제이션 계약 등 성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주 6.8% 하락하며 7만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7만 7500원 종가에서 이번주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7만 2200원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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