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 공룡 월마트가 14억 달러(약 1조 7900억 원)를 들여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플립카트의 지분을 취득했다. 최근 미국 AMD 등 반도체 업체와 애플 등에 이어 소매 업체까지 떠오르는 ‘글로벌 성장 엔진’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인용해 최근 월마트가 타이거글로벌 소유의 플립카트 잔여 주식을 14억 달러에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에서 플립카트의 총가치는 350억 달러(약 44조 6000억 원)로 평가됐다.
2007년 설립된 플립카트는 인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업체다. 올해 6월 기준 4억 50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80개 이상의 상품 카테고리에서 1억 5000만 개 이상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월마트는 2018년 플립카트 지분 77%를 160억 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당시까지 월마트가 진행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WSJ에 따르면 최근 월마트의 플립카트 보유 지분은 75%였으며 이번 매입으로 지분이 얼마나 커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월마트는 대부분의 매출을 미국 내에서 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영국·브라질·일본·아르헨티나 등의 글로벌 사업을 축소해왔다. 그런 월마트가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는 것은 그만큼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다른 미국 기업들도 앞다퉈 인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28일 인도 벵갈루루에 대규모 디자인센터를 건립하는 등 향후 5년간 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6월 마이크론도 인도 구자라트주에 약 8억 2500만 달러를 들여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4월 뭄바이에 첫 애플스토어를 개장했고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축하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인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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