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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반발에…포항 수소환원제철소 제동

[포스코 차세대 산업 난항]

공유수면 메워 부지확보 나서자

"해수욕장 침식되고 산란장 파괴"

일부 주민·시민단체 피켓시위도

2031년 착공 계획 빨간불

수소환원제철소가 들어설 포항제철소 신규 부지 위치도. 사진 제공=포스코




주민들이 포스코가 지난달 13일 경북 포항시 남구 덕업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주최한 ‘수소환원제철 용지 조성 사업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포스코가 차세대 제철 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이 시민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2031년 착공에 들어가도 일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부지 확보 단계에서부터 반발에 부딪히면서 수소환원체절 전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제철 산업을 현재의 용광로 방식에서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처럼 철강 제조과정에서 물이 부산물로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스코는 ‘하이렉스’(HyREX) 기술을 통해 수소환원제철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다.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수소환원제철기술의 핵심이다.





포스코는 정부 및 국내 철강사와 협업해 오는 2028년까지 국책과제로 기존 포항제철소에 연산 100만t 규모의 하이렉스 시험설비를 건설하고 2030년까지 기술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50년까지 포항·광양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현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소를 지을 부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41년까지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 135만㎡(약 41만평)를 메워 수소환원제철소 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지 확보를 위한 매립재에는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남은 부산물인 슬래그와 토사 등이 활용된다.

포항제철소의 한 관계자는 “제철 공정상 수소환원제철 설비는 기존 고로가 위치한 선강 지역에 인접해 배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나 현재 포항제철소 내에는 가용 부지가 없다”며 “북측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부지 확보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대규모 공유수면 매립이 진행되면 포항제철소 인근 송도해수욕장의 모래가 유실될 우려가 있고 물고기 산란장 파괴 등 환경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포스코가 개최한 ‘수소환원제철 용지 조성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는 반대 의견이 강하게 표출됐다. 설명회 시작 전부터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주민이 행사장 안팎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며 반대에 나섰다.

포스코는 공유수면 매립과 관련한 국토교통부 인·허가 절차를 내년 3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같은 이유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수치모형을 토대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주변 해변에 퇴적 속도에 변화가 없거나 조금 느려질 뿐이고 모래 유실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경영향 평가에서도 해양 수질이나 해양 퇴적물 등 전 항목에서 해양 환경 기준을 밑돌고 대기질이나 악취, 토양 등도 대부분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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