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신약과 의료기기 제품의 가격이 매년 오르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시장입니다. 자국 기술력과 시장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만큼 미 정부와 현지 기업에 대응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채주엽(사진) 율촌 메드텍&바이오 팀장(변호사)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K바이오의 미국 진출에 대에 이같이 조언했다. 세계 최대 의료·바이오 시장인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진입 문턱이 높아졌지만 진출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채 변호사는 “미국에서 채용, 인사 관리 등을 잘 못 셋팅할 경우 소송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며 “생각보다 법령과 장벽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언을 받고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변호사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기업인 존슨앤드존슨메드텍(J&J MedTech)에서 북아시아 법무 총괄로 7년간 근무한 뒤 SK바이오팜(326030)에서 국내 첫 미국 판매·영업 조직을 직접 지원한 의료기기·제약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SK바이오팜 사내 변호사로 지속영영본부장(부사장)까지 지냈다. K바이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로 율촌으로 옮겨 새로운 팀을 꾸렸다.
채 변호사는 “한 회사가 아닌 산업 전반에 기여하기 위해 로펌으로 옮겼다”며 “통상 사내 변호사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안 된다’라고 제한하는 게 역할이지만 새로운 규제가 잇따르는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법률 이슈를 자문하고 전략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채 변호사는 특히 K바이오 진단기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뛰어난 의료 인재를 보유하고 의료기술이 발달한 한국은 제약보다 의료기기에서 미국 같은 선진 시장을 더 빨리 따라잡을 수 있는 강점을 보유했다”며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진단기업들이 전염병 외에 암이나 뇌질환 같은 영역에서 기술적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해외에 진단기기 생산 거점을 마련하려는 경우 컴플라이언스 체계화는 물론 적합한 현지 파트너를 찾고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는데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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