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사진) 호텔신라(008770) 대표이사 사장이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맡았던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직을 넘겨받았다. 이 재단은 국내 최초의 여성장학재단으로, 이 사장은 차세대 여성 지도자 육성을 위해 사재 10억 원을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3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올 2월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어 이 사장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사비 10억 원을 재단에 기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두을장학재단은 2000년 2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부인 고 박두을 여사가 차세대 여성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했다. 매년 여자 대학생들을 두을장학생으로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오리엔테이션 등을 진행하며 교육한다. 초기 기금 조성 당시에는 이 고문을 비롯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고 손복남 CJ 고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이사장인 이 고문이 19년간 재단을 운영했고 2019년 이 고문 별세 뒤에는 선우영석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이사장직을 이어받았다.
이 고문은 작고 당시 이 사장이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유지를 남겼고 이 사장은 고민을 거듭하다 올해 초 이사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은 이 창업회장의 장녀로 이 사장에게는 고모가 된다. 이 사장은 재단 홈페이지에 남긴 인사말에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속화되고 지식과 정보가 빠르게 순환하고 있는 변혁의 세기를 살고 있고 이는 섬세한 감각과 탁월한 직관력을 갖춘 여성 인력의 활용이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며 “사회 각 분야에서 국제적 사고와 능력을 갖춘 전문인,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윤리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21세기를 주도해나갈 ‘차세대 여성 지도자 육성’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 사장은 이 고문의 유지에 따라 두을장학재단 이사장직을 고민해오다 올해부터 책임감을 갖고 이사장직을 맡았다”며 “이사장으로서 재단의 설립 취지에 맞춰 여성 인재 양성 지원을 위해 개인적으로 기부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