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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5일로 길어진 IPO 수요예측, 실효성엔 '의문'

기존 2→5영업일로 늘린 수요예측 기간

내실있는 공모가 산정 유도한다는 취지나

기관투자가 간 공모주 물량 배정 경쟁에

마지막날 주문 몰리는 현상 여전히 나타나





증시 데뷔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7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모 절차에 돌입하자 개정된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제도도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IPO 과정에서 허수성 청약을 최소화하고 수요예측 제도의 가격 발견 기능을 제고하려 금융당국이 기관 수요예측 기간을 대폭 늘렸으나 업계에서는 공모 일정만 불필요하게 길어졌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빅토리콘텐츠(빅텐츠)가 지난달 28일부터 5영업일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대부분이 수요예측 마감일인 3일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수요예측 첫 날에 참여했고 7월 31일과 8월 1·2일에 주문한 기관투자가는 소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한 기관투자가는 “체감으로는 10곳 중 8곳이 수요예측 마지막 날 참여한 듯 하다”고 전했다.

수요예측이란 IPO를 추진하는 기업의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에 앞서 기관투자가가 해당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에 매입 희망 수량과 가격을 제시하는 절차를 말한다. 2021년 이후 IPO 시장이 대호황을 맞으면서 공모주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주문가를 무리하게 높이거나 보유 자금보다 더 많은 물량을 주문하는 등 허수성 청약이 빈번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한국거래소가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고 올 7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낸 기업들부터는 개정된 금융투자업규정을 적용받게 된 것이다.



개선 규정 중 시행 전부터 업계의 볼멘소리가 나온 게 바로 수요예측 기간 연장이다. 기존에는 관행상 2영업일간 진행하던 수요예측 기간을 5영업일 이상으로 권장한 것이다. 증권사들이 기관투자가의 주금납입능력을 확인할 물리적 시간을 보장하고 기관투자가는 내실있는 기업분석을 통해 적절한 공모가를 선정하게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배정 물량 경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요예측 기간을 늘려봐야 마감일에 주문이 몰리는 현상은 여전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고 이번 빅텐츠 수요예측에서 그 예상이 들어맞게 된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기간 연장이 의무는 아니다”라면서도 “증권사가 일찍 주문을 넣은 기관투자가들에게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식으로 보완한다면 주문 쏠림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IPO 일정이 늘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수요예측을 일찍 진행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약 3영업일 전에 수요예측에 돌입, 결과적으로는 기존과 같이 효력발생 후 2영업일만 수요예측에 쓸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수요예측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청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된 후 진행해왔는데 기간 설정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빅텐츠가 위와 같은 방식을 취했고 9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인스웨이브시스템즈도 신고서 효력발생을 3영업일 앞둔 오는 17일부터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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