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 워싱턴 날아간 대기업들, 로비액 '사상 최대'

◆美 우선주의에 역대급 지출

반도체법·IRA 법안 등 직격탄

삼성 지출액 325만달러로 26%↑

SK하이닉스·현대차 등도 껑충

기업 난제 수북…"정부가 나서야"

지난해 5월 20일 방한한 조 바이든(앞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뒤 이재용(〃 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상반기 로비 자금 지출이 사상 최대 규모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 전략의 일환으로 강력한 보조금 대책 등을 내놓자 자국 시장을 지키려는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한국·일본·대만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로비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미국의 비영리 정치자금 추적 단체 ‘오픈시크릿’의 미국 내 로비 자금 지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삼성(삼성전자 미국 법인, 삼성전자 반도체, 삼성SDI 미국 법인)의 올 2분기 로비 지출 총액은 157만 5000달러로 1분기(167만 5000달러)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150만 달러를 넘어섰다. 상반기에 지출한 로비 자금은 총 325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259만 달러보다 25.5% 늘어난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SK하이닉스(SK하이닉스 미국 법인, 솔리다임) 또한 상반기에 로비 자금 지출을 지난해보다 더 늘렸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118만 달러에 이어 2분기 109만 달러로 상반기 도합 227만 달러를 썼다. 역대 상반기 최대치였던 전년 동기(224만 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현대차, 슈퍼널, 현대제철, 기아차 미국법인) 또한 미국 정·관계에 사상 최대 규모의 로비를 집행했다. 상반기 로비 자금 규모는 171만 달러로 전년 동기(157만 달러) 대비 8.9% 늘어났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정·관계에 이처럼 로비 자금 투입을 늘리는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전기차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실행하고 있는 자국우선주의 정책 때문이다. 반도체법·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을 통해 자국 기업 중심으로 혜택을 몰아주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갈등 국면 속에서 중국 내 생산 시설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 불확실성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의 각종 조치가 우방국인 한국 기업들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애꿎게 불똥이 튈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 측의 입장을 전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 대기업의 고위 임원은 “미국 워싱턴을 찾는 일이 주 업무가 된 지경”이라며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에 미국 내 경쟁 기업들의 견제 영향이 상당한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입장이 급선회하지 않는 이상 국내 대기업들의 로비 자금 지출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국가전이 미국 내에서 특히 첨예하게 펼쳐지면서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 또한 현지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상반기 로비를 위해 159만 달러를 지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일본 소니도 151만 달러 지출로 2012년(170만 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중 갈등과 미국 내 반도체법, IRA 법안, 중국 공장 내 장비 반입 문제 등 국내 기업들이 풀어야 할 문제가 첩첩산중으로 쌓여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 역학 관계가 걸린 문제를 기업의 역할만으로 풀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나서 우방국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전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