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한 이후에도 제로 음료 판매가 성장세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롯데멤버스는 롯데유통군 통합 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WHO의 분류 전인 지난달 2주차(3∼9일)와 비교해 같은 달 4주차(17∼23일)의 제로 탄산음료 판매가 9%가량 늘었다고 9일 밝혔다.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인 6월 2주차(5∼11일)와 비교하면 3% 감소한 수준으로 판매량 변화가 미미했다.
탄산음료를 포함한 전체 음료로 범위를 넓혀도 7월 2주차와 4주차의 제로 음료 판매량(0%)에는 변동이 없었다. WHO의 발암 가능 물질 분류에도 현 아스파탐 섭취 수준에는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발표와 함께 식약처가 현행 사용 기준을 유지하기로 하는 등 일정 부분 불안감이 해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별·연령별로는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7월 4주차 기준 남성의 제로 탄산음료 구매량은 6월 2주차 대비 24%, 7월 2주차 대비 32%가량 증가한 반면, 여성의 구매량은 각각 22%, 10% 줄었다. 연령대별로도 30대에서 24%, 32% 증가했으나 50대에서는 21%, 6%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한편, 아스파탐 논란과 상관없이 올해 상반기 식음 시장에서는 먹거리도 건강하게 즐기자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경향이 확산하면서 제로 칼로리·무설탕 제품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제로칼로리 및 무설탕 제품 구매는 음료가 1.5배, 주류가 1.7배, 과자가 2.8배, 커피·차가 2.9배, 냉장식품이 1.8배가량 늘었다. 냉동식품과 조리심품은 각각 5.4배, 4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멤버스는 “빙과류, 간식류 등 냉동식품이나 면류 등 조리식품 카테고리의 경우 구매액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지난해부터 카테고리 상품 수(SKU)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구매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로칼로리·무설탕 제품 구매액 규모가 큰 분야는 음료 카테고리다. 카테고리 내에서의 구매 비중도 다른 카테고리보다 높았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음료 카테고리에서 제로칼로리 및 무설탕 제품의 구매 비중은 약 13%, 탄산음료 카테고리에서는 약 4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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