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에 '러닝 셔츠'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과거 아버지들이 즐겨입던 민소매 패션이 복고 바람을 타고 20~30대 소비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가지 아이템을 스커트, 청바지, 카고 바지 등과 함께 입으며 여러 연출 효과를 노리는 투웨이(Two way) 패션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9일 LF(093050)에 따르면 지난달 공식몰에서 '민소매'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빠뚜'도 민소매 티셔츠 판매량이 2배가량 늘었다. 헤지스의 경우 민소매 티셔츠가 상위 판매 순위 1~5위를 차지하고 있고, 일부 인기 색상은 품절된 상태다.
연일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다 다양한 하의와 매치해 매번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민소매 티셔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또 엔데믹 후 첫 여름을 맞아 각종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만큼 해방감을 표현하려는 의도로도 패션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소매 티셔츠는 스커트와 함께 입으면 여성스러운 느낌을, 청바지와는 복고 패션을 연출할 수 있어 만능 멀티 아이템으로 인기"라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보다 시원한 차림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들의 특성도 유행에 한 몫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유행하는 민소매 패션의 공통점은 가슴 중앙에 새겨진 브랜드 로고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올 봄·여름(SS) 시즌 패션쇼에서 역삼각형 로고를 가슴 중앙에 새긴 민소매 티셔츠를 선보였다. 이후 로에베와 셀린느, 꾸레쥬 등 해외 유명 브랜드가 앞다퉈 같은 디자인을 선보이며 대세 패션으로 자리매김 했다. 헤지스도 올해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기념해 개발한 'H20' 로고를 민소매 티셔츠 가슴 중앙부에 디자인했다. 색상과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빠뚜는 기본 색상인 화이트와 블랙부터 베이지에 이어 핑크색 민소매 티셔츠를 선보였고, 티피코시는 배꼽을 살짝 가리는 세미크롭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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