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하반기에도 세무조사 감축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납세자 권익 보호와 함께 수출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납부기한 연장과 환급금 조기지급 등의 기존 정책도 강화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수출기업 외에도 세정지원대상에 신소재, 에너지·자원 절약 등 신기술 및 녹색기술 인증 중소기업을 추가한다. 다만 ‘세수펑크’ 우려를 고려해 악의적 탈세 등에는 엄정 대응 방침을 세웠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2023년 하반기 국세 행정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김 청장은 “하반기 완만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세입여건도 많은 변동요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기본으로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세목의 신고·납부 상황을 치밀하게 관리하고, 세수추이를 철저히 점검하는 등 세입예산 조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 주관의 민관합동 세수추계위원회에 세정현장 의견을 적극 전달하고 세수 재추계 작업과 내년 세입예산안 편성 역시 지원하기로 했다.
세무조사 감축 기조는 이어진다. 국세청은 코로나19 이전인 2015~2019년 연평균 1만6603건의 세무조사를 실시했지만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1년에는 세무조사를 연평균 1만4322건 실시해 조사 회수를 14% 가까이 줄인 바 있다. 지난해에도 1만4174건을 조사한 국세청은 올해 1만3600건으로 다시 축소해 납세자 부담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수치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다만 세수 부족 우려와 관련해 지능적 역외탈세, 전략적 고액 상습 체납자의 은닉 재산 추적 등에는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 청장은 “축소기조를 유지해 실질적인 세무조사 부담을 완화하겠지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이뤄지는 불공정 탈세, 온라인 기반 신종산업 탈세 등 악의적 탈세는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을 이용한 편법 증여 차단을 위해 해외부동산 취득자금 증여 의혹과 자금 출처에 대한 점검에도 나설 예정이다.
공익법인 재무 투명성도 높인다. 불성실 공익법인의 검증을 강화해 회계부정과 사적유용 혐의가 있을 경우 3년 간 개별 검증 대상자가 된다. 국세청은 또 거래질서를 해치는 ‘먹튀주유소’를 막기 위해 오는 10월 조기대응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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