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035760)이 5년 전 하이브(352820)와 합작해 설립했던 기획사 빌리프랩 지분을 하이브 측에 모두 매각한다. 회사가 올 들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최근 재무 상태가 악화함에 따라 자회사 매각을 통해 현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CJ(001040) ENM은 기존 보유했던 빌리프랩 지분 51.5%를 하이브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매각가는 1500억 원이다. 빌리프랩은 2018년 CJ ENM과 하이브가 총 70억 원을 출자해 합작 설립한 아이돌 기획사다. 당시 CJ ENM 측이 경영권을 가질 수 있도록 지분 구조를 짰다.
CJ ENM은 올 1분기 50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자 전환했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도 303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상반기 누적 당기순손실액은 1888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약 1조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이 1분기에만 512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실적을 깎아 먹었다. 2분기에도 적자 폭이 이어지면서 전체 실적 하락을 야기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한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기 위해 올 3월 자회사 다다엠앤씨가 보유한 콘텐츠 플랫폼 디플롯을 계열사인 CJ올리브영에 매각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 메조미디어를 포함해 미디어 부문 내 비핵심 자회사들을 매각하기 위해 증권사·회계법인 등을 대상으로 자문사 선정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CJ EN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21.78%)도 잠재 매물로 거론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CJ ENM과 하이브가 각자의 음악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빌리프랩과 빌리프랩 아티스트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양사가 합의하여 내린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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