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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예금 급증에…4대銀 올 상반기 지급 예금이자만 21조

4대銀, 전년동기比 3배 21.6조

금리 치솟았던 작년말 판매 상품

만기도래 하반기엔 부담 더 커져

수익성 악화, 이익 감소세 전망

銀 "대출도 늘어 염려 상황 아냐"

일각선 "2금융권 큰 부담" 우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이 예금이자로만 지급한 금액이 21조 원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말 판매가 급증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하는 올 하반기에는 시중은행들이 져야 할 예금이자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예금이자 지급액은 총 21조 6911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7조 6051억 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하반기(14조 2623억 원)보다도 7조 4288억 원(52%) 더 늘어난 수치다.



올 상반기 은행들의 예금이자 지급액이 불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고금리 예금 상품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557조 9294억 원이던 4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말 682조 7455억 원으로 124조 원 이상 늘었고 올해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기준 690조 2309억 원으로 7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평균 예적금 금리 역시 급등했는데 지난해 2분기 4대 은행의 평균 예금이자 금리는 1% 초반대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2%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예금 상품이 지난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특히 1년 미만의 단기 예금은 금리가 낮은데 지난해 하반기에는 단기 예금의 금리도 크게 높아져 올해 상반기부터 만기가 돌아온 것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은행권의 예금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렸던 지난해 하반기에 판매한 예금의 만기가 속속 돌아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예적금 잔액 증가분(124조 8161억 원)의 74.5%(93조 958억 원)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예적금 금리 또한 하반기에 급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연 2.73%로 3%가 되지 않았지만 7월에는 3.33%로 3%를 넘더니 11월에는 4.95%로 5%대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를 정점으로 그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온 은행들의 이익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예금 증가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은행의 주 수입원인 대출 규모가 함께 커진 만큼 수익이 다소 감소될 수는 있어도 너무 염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지난해 하반기 극심한 수신 자금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6~7%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2금융권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으로 고객 이탈이 심해지자 앞다퉈 수신금리를 올렸고 일부 새마을금고나 신용협동조합에서는 특판 형태로 연 10%에 가까운 예적금 상품을 팔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 상호금융은 한도를 정해놓지 않고 고금리 상품 판매에 나섰다가 가입자들이 몰려 향후 이자 지급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상품 가입 해지를 읍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2금융권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94조 원 증가했으며 이 중 43조 원이 하반기에 늘어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예금이자는 높아도 4% 중·후반대였지만 2금융권은 6~7%의 상품을 주로 팔았다”며 “하반기가 되면 이들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2금융권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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