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에서 7월 한 달간 1조 9000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지만 10개 중 8개 종목에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차전지 열풍 속에 매집했던 엘앤에프(066970)가 16% 가까운 하락률로 개미들에게 가장 큰 손실을 안겼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8개의 현재 주가가 평균 매수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1조 8942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국내 증시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각각 4조 5000억 원, 3425억 원을 사들인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제외한 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 등의 종목은 모두 매수가가 현재 주가를 밑돌며 손실 구간에 처했다.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한 종목은 엘앤에프다. 개인들은 지난달 엘앤에프를 2147억 원어치 사들였다. 평균 매수 단가는 26만 5409원이다. 지난달 17일 엘앤에프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하루 만에 주가가 17% 넘게 급등하자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엘앤에프로 몰린 탓이다. 하지만 이후 2분기 실적 등을 통해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날 기준 주가는 22만 2500원까지 추락해 16.2%의 손실률을 보이고 있다.
엘앤에프의 추후 전망도 어두워서 개미들의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 2차전지 관련주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주가가 더 오르려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가 원재료 재고가 소진되기 전까지 수익성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양극재·음극재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 조달 계획과 안정적인 수익성이 전제돼야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개인들이 담은 종목 중 두 번째로 높은 손실률을 기록한 것은 LG전자(066570)다. 7월 개인투자자들의 LG전자 평균 매수가는 11만 9205원이지만 지난달 말 이후 주가가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손실률은 12.9%까지 커졌다. LG전자는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비수기인 3분기부터는 경기 부진 등의 영향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줄곧 내림세를 걷고 있다.
손실률 3위는 현대로템(064350)이다. 개인의 지난달 현대로템 평균 매수가는 3만 4665원이지만 이날 주가는 3만 250원까지 하락하면서 12.7%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LG화학(-9.6%), LG이노텍(011070)(-6.4%), 하이브(352820)(-4.4%)를 담은 개인 투자자들도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손실 구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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