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라이칭더 부총통이 파라과이 방문에 앞서 경유지인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군사 압박을 강화해 미중 갈등의 불씨가 또 커질지 주목된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이날 뉴욕 도착 직후 X(옛 트위터)에 “자유, 민주주의, 기회의 상징인 ‘빅 애플(뉴욕)’에 도착해 행복하다”며 “뉴욕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경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로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팔라시오스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6박 7일 일정으로 파라과이 방문길에 올랐다. 귀국길에는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예정이다. 라이 부총통은 미국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은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라이칭더는 완고하게 대만 독립의 분열적 입장을 견지하는 철두철미한 ‘골칫거리 제조자’”라며 “앞으로 국가 주권과 영토의 안전성을 수호하기 위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인민해방군은 그의 일정에 맞춰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중국 저장해사국은 11일 발표한 항행 안전정보에서 “12일 정오부터 14일 오후 4시까지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한다”고 공지했다. 중국은 지난 4월 차이 총통의 중남미 방문 때 경유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을 때도 사흘간 대만을 포위하고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
다만 미중 관계를 관리하고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 중국이 수위조절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무력 시위가 대만 내 반중 감정을 키워 결국 라이 부총통의 인기만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라이 부총통은 30%대 초반의 지지율로 1위,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20%대 중후반으로 2위,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20%대 초중반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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