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애플리케이션(앱)을 전면 개편하고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기존 앱에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하고 숏폼 서비스도 전면에 내세웠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 서비스도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카카오도 카카오톡(카톡)을 ‘종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개편 작업을 숨가쁘게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빅테크의 공세에 따른 이용자 이탈을 막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서치피드’ 기능을 도입하고 사용성 테스트를 시작했다. 서치피드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관련해 새로운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도록 피드형으로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끊임 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접하도록 해서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2년 전 검색에 AI를 전면 도입한 기술인 ‘에어서치’의 효과가 입증되자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지난달 기준 이용자가 AI 기반 ‘스마트블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탐색하며 머문 시간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일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다양한 형식의 스마트 블록을 선보이며 검색 결과 만족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며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의미를 기반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딥 매칭’을 적용해 검색어당 노출되는 스마트 블록 개수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연내 기존 앱에 개인화 추천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콘텐츠 유형에 따라 홈·콘텐츠·쇼핑·클립(숏폼) 등 4개 탭으로 앱을 재구성한다.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올 6월에는 연예, 스포츠, 여행, 카페 등 여러 서비스에 분산돼있던 대화형 서비스를 한 곳으로 모은 ‘네이버톡’을 출시했다.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오픈톡이나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주제의 오픈톡도 살펴볼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5개 탭 모두 매일 1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도록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다. 카카오톡 친구 탭에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유사하게 콘텐츠를 올린 뒤 24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서비스를 3분기 내 도입할 예정이다. 오픈채팅 탭에서도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채팅방 추천 기능을 연내 도입한다. 이용자 위치와 가까운 매장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전하는 로컬 서비스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대대적인 앱 개편으로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시간을 소비하는 이용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 앱의 지난달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2229.28분이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 앱과 카카오톡의 월간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530.68분과 748.95분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2.8% 줄었다.
양사는 초거대 AI 기반 서비스를 접목해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오는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초거대 AI 모델로 주목받는 '코GPT'의 고도화 버전인 '코GPT 2.0'을 4분기에 공개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은 퍼스널 커뮤니케이션, 소셜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3대 축으로 하는 종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 중”이라며 “카카오톡과 AI와의 접목으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