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고금리가 겹치며 하반기 들어 회사채 발행이 급감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막바지라는 전망에 시중금리가 하향 안정화하기를 기다리며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이달 14일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조 52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조 3272억 원 대비 44.3% 감소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7월 발행 규모가 3조 1380억 원으로 지난해 동월(4조 9999억 원) 대비 37% 줄어든 데 이어 8월 발행은 3860억원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1조 3272억 원)보다 70.9% 감소했다. 상반기 월평균 회사채 발행액인 7조 4699억 원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줄어든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수요예측은 이 달 들어 단 한 건도 없었다. 17일 동원F&B(049770)(A+)를 시작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AA-)과 롯데케미칼(011170)(AA), SK실트론, 현대로템(064350) 등이 이달 하순까지 수요예측 일정을 잡아 놓고 있는 정도다. 동원F&B와 포스코인터를 제외하면 실제 회사채 발행은 다음 달 중에야 이뤄진다.
3분기 들어 회사채 발행이 급감한 것은 일단 계절적 비수기 영향 탓이 크다. 여름 휴가철과 반기 보고서 제출 기간이 맞물려 매년 이맘때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고는 했다. 그러나 올해는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회사채 발행 감소 폭이 유독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하순부터 두 달가량 연중 최저치(3.110%)에 가까운 3.20∼3.30%대를 유지했으나 6월부터 본격 오르기 시작해 14일 3.747%를 기록했다.
비수기가 끝나고 9월로 접어들어도 회사채 발행은 쉽사리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1분기 선제적으로 회사채를 많이 발행해 여유 현금이 있다”며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 시중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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