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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보다 파산…中企 '재기 꿈' 접는다

◆상반기 파산신청 724건…회생 추월 첫 '데드크로스' 가능성

작년比 60% 급증하며 역대 최대

고금리·경기침체에 한계 부딪혀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다 금리까지 치솟자 한계에 부딪친 기업들이 빚을 갚는 ‘회생’보다 사업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파산’을 선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파산 신청이 회생 신청보다 많아지는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724건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452건)보다 60.2%나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관련 통계 작성 시기인 2013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상반기(522건)보다도 38.7%가 많은 수치다. 예년에는 월별 70~80건씩이었던 파산 신청이 올해 매달 100~120건씩 생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역대급’ 파산 신청은 현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회생 신청 건수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 6월까지 회생 신청 건수는 762건으로 파산 신청과의 차이가 단 38건에 불과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기준으로 파산이 회생보다 많았던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해의 경우 파산과 회생의 차이가 43건에 그쳐 역대 최소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회생 대신 파산을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상황이 위태롭다는 증거라고 설명한다. 구조 조정으로 기업을 다시 살려보겠다는 생각보다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의미다. 박시형 대한변호사협회 도산변호사회 부회장(법무법인 선경 대표변호사)은 “올해 법인 파산을 신청하거나 관련 상담을 하려는 사업주들이 많다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회생은 파산보다 복잡한 절차와 많은 비용이 들지만 기업을 살리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려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고 보고 파산을 선택하는 사업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생각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이자비용이 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기업인들의 체감 경기가 밑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라며 “인건비, 원자재 가격, 이자비용 등으로 기업 경영의 부담이 커져 파산이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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