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한 번, 3분 정도 의사를 만나는 기존 의료 시스템을 디지털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 디지털치료제(DTx)입니다. 단순히 편리함뿐만 아니라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혁신적인 치료제여야 합니다.”
강성지 웰트(WELT)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DTx의 존재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빅테크 플랫폼,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자의무기록(EMR) 등과 결합된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넘어선 진정한 ‘디지털치료제’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웰트는 우선 한국 시장에 주력하고 제품을 고도화한 후 해외시장에서는 미국·독일·영국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노혜강 웰트 이사는 “현재 아임메드의 ‘솜즈’, 웰트의 ‘웰트-I’ 등 국내 허가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강보험 적용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있는 만큼 국내 상황이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객관적인 기술력과 치료 효과를 끌어올린 뒤 해외 50여 개 DTx 기업의 사례를 참고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원정 경기인데 후발 주자는 해외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본다”며 “국내 실사용 임상과 피드백을 기반으로 제품 고도화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불면증 치료제인 웰트-I의 건강보험 급여체계는 선별 급여 또는 비급여로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웰트 측은 처방 EMR과 연동하면 연내 실제 처방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이사는 “팬데믹을 거치며 지난 5년간 불면증 환자가 2배가량 늘었는데 특히 2030세대의 증가 폭이 컸다”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오프라인 상담 치료와 비교해도 오히려 새로운 비대면 수요까지 창출돼 시장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트는 사업적 가치가 있는 질환을 선별해 후속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DTx를 활용한 섭식 장애 파이프라인은 확증 임상 중이고 페어테라퓨틱스에서 인수한 편두통 파이프라인은 임상 진입을 기다리고 있다.
강 대표는 “타이레놀과 아스피린처럼 성분은 다르지만 용도는 비슷한 상태”라며 “솜즈와 협력해 환자가 사용하기 위한 세팅 절차를 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산 DTx 3·4·5호가 빠르게 등장해 국내 표준 마련에 일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