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 만에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하자 편의점도 이들을 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모은 매대를 구성하고, 접객 편의성을 높일 방안도 마련하고 나섰다. 상반기 유통업태별 매출에서 1위인 백화점과의 격차가 1%포인트로 좁혀진 가운데 하반기 외국인 관광객 모객으로 순위 역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1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는 한국에서만 파는 연세우유 크림빵을 비롯해 ‘K편의점’ 인기 상품을 모아 따로 진열하고, 주요 점포에 외국어 홍보물도 부착하기로 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인근의 경우 찬 음료를 좋아하지 않는 중국인의 특성을 반영해 냉장 음료를 상온에 꺼내 놓고, 이들이 선호하는 ‘붉은색’ 포장의 라면·스낵류 전용 진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CU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 대상 영업 방향을 수립하고 있다”며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 개발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GS25도 외국인 관광객 전용 매대를 꾸린다. 김과 전통주, 숙취 해소 상품, 교통 카드 등 기존의 인기 상품 뿐 아니라 도보 관광객 용 진정 패치(휴족시간) 등을 내놓기로 했다. 점주들을 대상으로 번역 시스템 ‘네이버 파파고’와 제휴 중인 GS25 편의점 회화 카테고리를 활성화해 접객 편의성도 높인다. 여기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접객 용어 및 상품 설명, 부가세 환급 관련 안내 등 예문이 담겼다.
세븐일레븐은 홍익대 인근과 명동 등 중국인이 주로 찾는 관광지 인근 점포에 캐릭터 교통카드와 핸디형 캐리어, 요구르트 젤리 등을 추가로 발주했다. 요구르트 젤리는 코로나19 이전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품이나 선물 용으로 많이 찾았던 품목이다. 이마트(139480)24도 명동 상권 점포에 전통주·김·라면 등 품목을 모아둔 매대를 마련했다.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준비도 이어지고 있다. CU에 따르면 현재 총 9종의 전체 해외 결제에서 중국인 사용 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중국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을 끌어당기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기존 알리페이,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등에 더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관광객을 타깃으로 신규 해외 결제 수단도 추가 중이다.
백화점과 편의점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결과에 따라 올 하반기 유통업체별 매출 1위 경쟁의 결과도 갈릴 전망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 상반기 유통업태별 매출 구성비에서는 백화점(17.6%)이 1위 자리를 지켰지만, 편의점(16.6%)과의 격차는 1%포인트 내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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