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불안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크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16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80.65포인트(-0.52%) 내려간 3만4765.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3.53포인트(-0.76%) 떨어진 4404.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6.42포인트(-1.15%) 내린 1만3474.6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 주가는 하락했다. 회의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다는 점과 과잉긴축에 대한 우려가 함께 담겼다.
회의에 참석한 대다수(most)는 인플레이션을 계속 우려했다. 연준은 “대다수 참가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할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봤다”며 “이에 따라 추가적인 긴축적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경우 의도치 않게 과잉긴축을 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하자는 요구도 있었다. 연준은 “과소 긴축과 과잉 긴축에 따르는 각각의 리스크는 점점 더 부각되고 있고 불충분한 긴축을 하는 비용과 무심결에 과잉긴축을 해버리는 리스크 사이에서 위원회는 더욱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최고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틱은 7월 FOMC 회의록에 대해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무너졌다고 확신할 때까지 계속 인상하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긴축을 멈춘다면 인플레이션 불씨가 재점화하는 리스크가 있고 비록 7월 금리 동결을 주장한 이가 있었더라도 금리 동결과 피벗(기조전환)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인민은행은 일종의 기준금리를 2.65%에서 2.5%로 인하했다. 이날 아이셰어 MSCI 중국 ETF는 1.83% 하락했다.
미 국채 수익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강조하면서 상승했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3.7bp(1bp=0.01%포인트) 오른 4.258%에 거래됐다.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10월에 수준에 근접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967%로 5%를 다시 눈앞에 두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앞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7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오늘날 명백한 많은 요소들이 경제가 이제 다른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며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그는 고금리 시대에 대한 근거로 △추세 인플레이션이 2.5%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란 점 △국방 지출 상승과 부채 증가, 이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인해 국채 공급 확대 △0.75~1.0% 수준의 기간 프리미엄을 꼽았다. 서머스 전 장관은 “장기적으로 더 높은 금리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베팅을 해야 한다면 금리 하락보다 상승 쪽에 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가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줄었다는 소식에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1달러(1.99%) 하락한 배럴당 79.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이달 2일 이후 처음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지수는 이날 103.422를 기록해 전날보다 0.2% 이상 상승했다. 달러 가치 상승은 통상 달러로 결제하는 원자재의 가격 부담을 늘리기 때문에 가격 하방 압력 요인이다.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9% 내려간 2만8904 달러에 거래 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1% 떨어진 1805 달러를 기록했다. 라이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는 각각 6%, 10% 하락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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