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30) 씨가 19일 피해자에 대해 “빠른 쾌유를 빌겠다”면서도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며 '성폭행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최 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으며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착용항 차림이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 빠른 쾌유를 빌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범행 이유 등에 대한 다른 질문에는 답변 없이 호송차에 탔다.
서울중앙지법 김봉규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 씨의 영장심사를 한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씨의 구속이 결정되면 경찰은 신상공개위원회 개최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금속 재질의 너클을 양손에 끼우고 피해자를 폭행해 제압하는 등 잔인한 범행의 동기와 심리적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전날 오후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1시간 동안 최 씨를 면담했다.
최 씨, 너클 양손에 끼우고 폭행
경찰은 최 씨에게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최 씨는 금속 재질인 너클을 양손에 끼우고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강간상해죄는 법정형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인 반면 흉기소지범에게 적용되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죄는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된다.
성범죄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성폭행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강간상해나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피해자 아직 의식 못 찾아
한편 최 씨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성폭행하려고 접근해 의식을 잃을 정도로 흉기로 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등산객 신고로 출동해 범행 현장에서 최 씨를 체포했다. 피해자는 의식불명 상태로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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